가장 왼쪽부터 노경란 한국잡월드 이사장, 이상복 고용노동부 과장, 직원 10여명
경사노위 회의에 참여를 위해 건물에 들어가려던 노 이사장은 “오늘은 아무것도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 그래도 대화를 해야 한다”며 스크럼 사이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들어가면 안 된다. 회의를 마치고 오후 6시에 퇴실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노 이사장과 동행한 이상복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 과장은 “그런 결정은 오히려 사측이 불리하다. 성실하게 대화에 임하는 것은 책무다. 회의 시간은 6시 이후가 될 수도 있다”며 “이사장의 고민이 더 많다. 지금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한국잡월드의 한 직원은 “한국잡월드하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와 갈등상황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분회원들의 자회사를 통한 채용이 결정됐지만 분회 회원들이 참여를 하지 않았다. 공개채용을 해야 하는데도 사측이 느닷없이 분회원들의 전환채용 의사를 전했고 오늘 회의에서 합의를 시도할 것 같아 스크럼을 짰다”고 전했다.
한국잡월드 측은 당시 현장에서 “오늘 민주노총의 전환채용 요구에 대해서 합의문 작성하기 위한 회의가 예정돼 있었다”며 “합의가 되면 이사장 입장에선 구속될 수밖에 없다. 합의가 되는 것 자체가 불법적인 상황이다. 그래서 스크럼을 짠 것”이라고 말했다.
약 10분이 흐른 뒤 노 이사장이 재차 건물에 진입을 시도했지만 직원들은 스크럼을 풀지 않았다. 직원들이 “협상에 들어갔을 때 민주적인 절차가 지켜질 수 있나”고 묻자 이상복 과장은 “그것에 직을 걸겠다”고 말하자 직원들은 스크럼을 풀었고 노 이사장은 그제서야 건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한편 경사노위는 노사정 합의로 만들어진 사회적 대화 기구다. 민주노총은 최근 출범한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민주노총 산하 한국잡월드분회(비정규직 노조) 소속 비정규직 잡월드 직업체험강사 140여명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사측이 자회사를 통한 고용을 주장하자, 자회사 입사원서를 쓰지 않고 직접고용을 요구중이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