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제일고등학교 전경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대전 제일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준학원’이 최근 학생을 대상으로 폭행과 시험지 유출, 학생과 교사간 부적절한 관계에 이르기까지 4차례의 큰 사건이 있었던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전학부모연대(대표 신현숙)와 대전교육희망네트워크(공동대표 최정옥·최한성), 평등교육실현을위한대전학부모회(대표 김영주), 참교육학부모회대전지부(지부장 이건희) 등 대전지역 교육시민단체들은 5일 대전시교육감에게 동준학원에 임시이사를 파견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법정부담금을 가장 적게 납부한 대전제일고는 2017년에 법정부담금의 0.1%인 39만1000원을 납부해 사립학교 가운데 최저의 납부율을 기록했다”면서 “그럼에도 이 학교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학교에서 지난 9월 중순에는 전체 교직원 70% 이상의 인사 및 급여 기록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3월에는 술을 마신 야구부의 구 감독에 의한 흉기 폭행 사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9월에는 경주로 진행한 수련회에서는 야구부 선배에 의한 1학년 학생의 폭행 사건이, 지난달에는 1000만원이 넘는 행정실장의 공금횡령 비리가 감사에 의해 적발됐다고 꼬집었다.
또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가 여학생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는가 하면 시험지 유출 의혹도 있다고 한다”며 “문제를 일으킨 기간제 교사는 현 이사장의 조카였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네 차례의 비위는 모두 학교의 학부모와 구성원들이 교육청에 감사를 요구하면서 또는 언론에 의해 알려졌다”며 “정말 심각한 것은 학교 운영에 파행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교육청은 뒷북치기 감사에 그쳤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에게 이 학교는 거의 민폐 수준”이라며 “학교 경영자는 머리 숙여 사과하고, 학교 운영에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지금까지 밝혀진 사안만으로도 이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 학교에 지난해 재정결함보조금을 18억1900만원을 지원하고도 학교 운영에 대해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것은 교육감의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전지역 교육시민단체들은 교육감에게 이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조치할 것과 사학비리 예방 및 근절을 위한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를 요구하고 자체적으로 ‘사학비리 신고센터’도 개설해 운영하겠다고 선포했다.
한편 학교법인 동준학원은 지난 8월 사립학교 채용실태 점검결과에서 현재 전 이사장인 강모씨의 아들이 이사장을 물려받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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