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한 빙상연맹 특정감사 결과를 2018년 5월 23일 발표했다. 2018년 3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5주동안 50명에 이르는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나온 결과였다. 문체부는 조재범 씨를 포함 관계자 18명의 징계 28건을 서둘러 처리하라고 빙상연맹에 통보했다. 노태강 차관은 “빙상연맹은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지정해야 할 수준”이라고 했다. 체육종목단체는 관리가 부실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한체육회의 의결을 거쳐 대한체육회의 직접 관리를 받는 관리단체로 지정된다.
2018년 9월 20일 빙상연맹은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3주 뒤인 10월 10일 관리위원회가 구성됐다. 허나 빙상연맹 관리위원회는 석 달이 다 되도록 문체부가 요구한 징계를 하나도 수용하지 않고 버텼다. 조재범 씨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자 14일 조재범 씨만 급히 영구제명 조치했다.
성백유 서울시체육회 이사. 사진=연합뉴스
김관규 교수의 자녀는 전명규 교수가 수장으로 있는 한체대에서 빙상을 배운다. 미주중앙일보에서 중앙일보로 이직했다고 알려진 성백유 이사는 2013년 전 교수를 예찬한 책 ‘대한민국 승부사들’의 공저자다. 2003년 11일 4일에는 ‘중앙M&B’가 펴낸 전 전 부회장의 자기계발서 ‘자식, 가르치지 말고 코치하라’를 중앙일보에 홍보 보도하기도 했다. 성 이사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뒤 전 교수가 빙상연맹을 그만 두자 전 교수를 이순신에 비교하기까지 했다. 2014년 3월 17일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오늘 빙상연맹은 전명규를 칼로 베었다. 평창올림픽이 4년 남았는데. 임진왜란 때 이순신을 옥에 가둔 꼴이라고 해야 할까”라며 “실력 있는 제자를 키우기 위해 열정을 불태운 인물이다. 그런데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다”는 글을 올렸다.
두 위원의 부적절성을 제기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빙상연맹 관리위원회 명단에 대해 빙상계의 불만이 많다”며 “선수들과 빙상 관련자들이 김관규와 성백유 위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전명규 한체대 교수랑 굉장히 가깝다는 제보가 왔다. 다시 검토하라”고 했다. 성백유 이사는 이에 대해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아무 것도 모르는 국회의원 한 명이 나에 대한 어떤 확인조차 해보지도 않고 마구잡이 국감을 했다. 이런 것을 보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썼다.
이에 신진기 전 계명대 부총장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어설픈 아마추어들이 정치 완장만 믿고 진짜 전문가를 무시하는군요. 총체적 난국입니다”했고 정충희 KBS 기자는 “늘 느끼는 거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수준 낮은 집단이 국회의원입니다. 몇몇 훌륭한 의원도 있지만 아주 많은 수는 논리적인 사고 능력과 말하기 능력이 평균 이하로 의심될 정도로 무지한데다 마구잡이식 밀어부치기로 일관하는 등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기 힘든 부류들이죠”라는 글도 남겼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