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과 관련된 생수회사가 나라종금 로 비 의혹에 휘말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국 정연설을 하는 노 대통령.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홍경태 전 노무현후보후원회 사무총장
(장수천 첫 대표이사·오아시스 이사)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서관
(장수천 이사)
동향 친구 선아무개씨
(장수천 대표이사·워터코리아 이사)
개혁당 부산위원회 간부 정아무개씨
(장수천 감사·오아시스 감사)
자치경영연 출신 김아무개씨
(오아시스 이사·워터코리아 이사)
‘나라종금 로비의혹’에 노무현 대통령이 연일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의 돈이 노 대통령의 생수회사에 어떤 식으로든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 전 회장의 돈을 받은 생수회사 (주)오아시스워터는 안희정씨가 대표였으며 노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력 반박하고 있다.
검찰에서도 얼마 전 관련 생수회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 노 대통령 측근들의 개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일요신문>은 노 대통령의 측근들에 의해 운영된 (주)장수천을 비롯, 이후 이 회사와 연관된 여러 생수회사들과 그 이사진의 면면을 추적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최근 서초동 법조타운의 냉랭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말이다. 지금 검찰의 표정은 봄 기운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경직되어 있다. 심지어는 “실제 특검팀은 ‘대북송금 사건’을 포함해 현재 두 개”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나라종금 로비의혹’을 파헤치는 대검 중수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긴박성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 | ||
이런 과정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는 관심사는 노 대통령의 관련 여부다. 특검 수사를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측은 “노 대통령이 연관되어 있어 검찰 수사의 엄정 중립성이 의심된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야당에서 나라종금 로비의혹에 노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연결고리는 안희정씨가 대표로 있던 (주)오아시스워터와 (주)장수천의 관계 때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장수천은 노 대통령이 직접 약 6억원을 투자했고 최측근들이 모두 임원으로 있던 실질적인 노 대통령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오아시스워터는 회사가 경영난을 겪자 판권 분리를 위해 별도로 세운 판매회사로서 사실상 장수천의 계열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북 옥천군 청성면 장수리에 본사를 두고 있던 장수천은 지난 95년 10월7일 설립된 생수 제조업체. 장수천의 첫 대표이사는 홍경태씨(49)로, 그는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8년 후배이다.
홍씨는 대선 때 노무현후보후원회 사무총장을 맡았다. 부산상고 시절 야구선수로도 활약한 바 있는 홍씨는 동문회 마당발로 통한다. 부산상고 동문회 임원이었던 그는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의 동문 인맥을 관리하기도 했다.
지난 94년 당시 노 대통령이 지방자치연구소를 설립한 뒤 “연구소 살림을 맡아달라”며 홍씨를 서울로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 그는 장수천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노 대통령이 선거에 당선된 이후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있지만 공직에도 나서지는 않은 상태.
홍씨와 함께 이사로 등재되어 있던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서관(57) 역시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후배다. 지난 대선 때는 신상우 부산지역후원회장과 함께 선거실무를 담당했다. 노 대통령이 변호사 개업 시절이던 지난 84년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을 맡으면서 이후 홍씨와 함께 줄곧 노 대통령의 살림살이를 도맡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씨에 이어 지난 98년 11월 장수천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받은 선아무개씨(58) 또한 노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창이다. 선씨는 지난 86년 노 대통령과 부산에서 카센터 설립에 공동 투자하고, 지난 88년 고향 땅을 공동 매입하는 등 사업을 함께 했고, 정치 입문 후에는 노 대통령의 운전기사를 담당하기도 했던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장수천의 감사를 지낸 정아무개씨(57)도 노 대통령과 동향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개혁국민정당 부산위원회에 간부로 참여하고 있다. 당시 실질적인 업무는 현지 출신으로 사업 경험이 있던 김아무개 사업본부장(51)이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9년 7월6일 안희정씨에 의해 설립된 오아시스워터는 장수천에서 제조한 ‘오아시스’ 샘물의 판매원으로 등록했다. 이 회사의 등기 명부를 확인해본 결과, 이사진의 면면은 사실상 장수천과 거의 동일했다. 장수천 대표이사를 지낸 홍씨가 이사에, 감사를 지낸 정씨가 감사에 등재되어 있었다. 자치경영연구원에 몸담았던 김아무개씨(44)도 이사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 99년 7월은 안씨가 김 전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시기. 안씨는 “당시 회사 설립으로 생수통 구입 등의 사업 자금이 많이 필요해 보성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오아시스워터는 2001년 3월 김아무개씨(44)에게 경영권이 양도되면서 안씨를 비롯한 노 대통령 측근들은 3월29일자로 이 회사의 이사명단에서 빠졌다. 김씨는 지난 2000년 10월 설립한 (주)오아시스로 사실상 장수천의 상표권을 인수한데 이어 오아시스워터의 판권까지 양도받아 노 대통령 측근의 생수사업은 거기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여졌다.
그러나 경매시장에 나온 장수천의 토지와 공장을 인수한 신아무개씨(39)가 지난 2001년 8월23일 (주)워터코리아를 설립하면서 노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이름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노 대통령의 동향 친구이자 장수천 대표이사를 지낸 선씨가 2001년 11월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또한 장수천의 김아무개 전 본부장(51)과 김아무개 전 이사(63) 역시 이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었다. 이들은 그 후 대선을 앞둔 시점이던 지난 2002년 10월1일자로 모두 사임한 것으로 등기부등본상에 나타나 있다.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선 직전 장수천과 워터코리아의 연계성을 의심한 것도 이 때문. 의혹을 제기했던 이주영 의원은 “당시 장수천의 공장과 토지가 감정가로만 8억5천만원인데, 신씨는 단 1억9천5백만원이라는 헐값에 매입했다”며 “양측 사이에 낙찰가격 외에 다른 대가 관계가 없는지 검찰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신씨는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구청장 후보로 나서 낙선한 경력이 있다. 현재도 민주당 모 지구당 부위원장의 직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코리아 대표이사직은 지자체 선거 후인 2002년 10월1일자로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현재 (주)카리스라는 생수 판매법인을 별도로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스 이사 명단에는 신씨의 가족과 측근들만 등재되어 있을 뿐, 노 대통령 측근들의 이름은 없다.
이 의원측은 “아파트 재건축조합장을 한 경력 말고는 지역에서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신씨가 민주당 공천까지 받은 점은 주목된다”고 밝혔다.
심지어는 신씨의 이력이 안희정씨의 이력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까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65년생에 83년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것. 이에 대해 안씨는 “신씨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