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가 구속됐어도 폐쇄되지 않고 운영 중인 성매매 알선 사이트.
[일요신문] 7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의 운영자를 경찰이 검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불법 사이트는 폐쇄되지 않고 여전히 성업 중이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대전지방경찰청은 지난 22일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하며 2600여 곳에 달하는 성매매업소로부터 광고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인터넷 사이트 운영 총책 A 씨(36) 등 2명을 구속하고 게시판 관리자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 행태별 게시판과 지역별 성매매 업소를 소개하는 게시판을 운영하며 업소에 방문할 수 있도록 광고를 제공했다.
지난 3년간 이들은 등록한 2613개 성매매업소로 부터 매월 30만~70만 원을 광고비로 받아 모두 210억 원의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지역별 방장을 모집해 업소를 이용 후 후기 글을 작성하도록 유도해 3년 만에 70만 명의 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의 성매매 알선사이트로 성장했다.
특히 카테고리별 24개의 게시판을 만들고, 성매매 후기를 작성하는 일명 ‘방장’이라는 직책을 나눠준 뒤 이들에게 업소의 성매매 무료쿠폰과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원을 확대하고 사이트의 영향력을 키웠다.
성 매수자들은 사이트에 올라온 성매매업소 후기와 연락처 등을 보고 업소를 이용하고, 쿠폰을 받기 위해 이용 후기를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서버 및 관리 담당 B 씨(46)를 강제송환하고 서버를 찾기 위해 일본에 공조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폐쇄를 요청한 상황이다.
문제는 해당 사이트의 차단까지 시간이 걸리고, 심의가 끝나 사이트가 차단되더라도 새로운 이름의 같은 사이트가 언제라도 다시 영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사례로 100만 명 규모의 회원을 보유했던 불법음란물 유포 사이트인 소라넷은 지난 4월 미국·네덜란드 등 공조수사를 통해 주요 서버를 압수 수색해 사이트를 폐쇄하는 데 성공했다.
신고로 폐쇄되었음에도 도메인을 바꿔 영업중인 불법음란물사이트
그러나 유사 음란물 사이트에 소라넷에 있던 불법 도촬물 등이 업로드되고 있으며 도메인을 지속적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경찰의 수사를 피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음란물 사이트의 경우 대부분 서버와 주요 운영진이 해외에 있어 사이트의 접근 차단에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점조직 형태의 구조는 주요 운영진을 검거하더라도 조직 전체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오프라인상의 성매매업소와 게시글을 올린 성 매수자들 단속할 예정”이라며 “성매매의 후기 등을 올리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육군영 기자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