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의회 김수연 부의장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아카데미는 결국 취소됐으나,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공식적인 사과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휴가를 떠나는 등, 대덕구의 행정처리방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대전 대덕구는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 아카데미 행사를 취소시켰다. 당초 취지대로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데 김제동과 대덕구 모두 공감하고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는 것.
김제동 씨는 “항상 청소년을 지원하는데 노력해 왔는데 예기치 못한 주변 상황으로 행사를 취소하게 되었다”며 “행사 취소와는 별개로 대덕구 청소년을 위한 후원은 대덕구와 논의해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정현 대덕구청장의 페이스북에는 7일부터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말만 올라왔으며 언론사를 통해서도 공식적인 답변은 피하고 있다.
이에 야당에서는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은 7일 성명을 통해 “고액 강사료 문제가 불거진 이후 대덕구청장의 무책임한 태도와 대덕구의 어처구니 없는 해명은 많은 서민들을 분노케 했다”면서 “대덕구청장의 진심어린 사과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대전시당도 7일 성명을 통해 “기존 대덕구 예산과 비교해 치우침은 없는지 기본적인 효율성과 타당성에 대한 행정가로서의 고민 자체가 없었다”면서 “고액 강사료가 논란이 되자, 자치구 예산이 아닌 중앙정부 예산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으로 논란을 더욱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 된 대덕구의회에서도 구에 대한 비판과 옹호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대덕구의회 김수연 부의장은 7일 제 243회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제동씨의 고액 강연료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수연 부의장(자유한국당)은 “지난번 입장문에서도 밝혔듯이 대덕구는 재정자립도가 16.06%로 열악한 상태”라며 “이번 행사는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구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부의장은 “대덕구는 김제동을 섭외 1순위로 꼽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면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 엄중한 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 부의장은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1550만원의 고액 강사료가 지급되었다면 소시민들의 상실감은 매우 컸을 것”이라며 “국비나 구비나 국민의 혈세이며 가져왔으니 쓰고 보자라고 하는 그 생각부터 고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덕구의회 이경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김제동의 고액 강사료를 두고 “칭찬받아 마땅한 행동”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이경수 의원은 7일 제 243회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행사기획의 순수성이 왜곡되어 행사가 취소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국비 1억 5천만 원을 확보하게 되었으며, 대덕구 청소년들에게 평생에 기억될 꿈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자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할 수 있는 현시대의 자화상인 김제동을 초청한 것은, 여러 가지 측면을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 생각한다”며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며, 대덕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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