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자연과 예술’에서 오치 윤여빈 화백이 소장하고 있는 수석 ‘산수경석’ 소개에 앞서 수석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남윤모 기자
[청주=일요신문] 남윤모 기자 = 충북 보은군의 작은 미술관 ‘자연과 예술’을 운영하고 있는 오치 윤여빈 화백이 세 번째 문화탐방에서 그림이 아닌 장기간 금고에 소장했던 수석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 화백은 작품활동 이외에도 다른 취미 겸 전문가로 수석에 대해 남다른 애착과 전문성을 지녀 해박한 지식과 그동안 소장한 수석 작품을 그림과 섞어서 소개하기로 했다.
그는 수석에 대해 “질서와 도덕적으로 가장 양심적인 영혼만이 자기 속에서 예술을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석인에게는 더욱 절실한데, 왜냐하면 철학자나 예술가가 간혹 여러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지만 수석이란 자연 그 자체가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기에서 맑은 영혼과 혼탁한 영혼들이 극단적 사랑과 아름다움 또한 행·불행을 추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길로 나뉘어질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서 모든 사물을 바라봐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하며, 단 이 결정은 각자의 몫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40여 년 전부터 수석에 취미를 갖고 많은 수석을 수집한 윤 화백이 이날 공개한 수석 ‘산수경석’은 보관금고에서 꺼낸 가장 아끼는 소장품으로, 그는 동양화가 완벽하게 자연적으로 조성된 이 수석을 앞에 놓고 그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윤 화백은 “우리 인간은 누구나가 마음의 여유가 있건 없건 구경 가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러나 산천초목이나 금강선을 매일 다니면서 구경하기 힘들어 작은 축소판인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생과 물에 대한 욕구로 집안에서 금강산과 고향의 그림을 찾고 축소된 형식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수석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서 가축이라든가 아주 아름다운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들이 있는 ‘산수경석’뿐 아니라 사물들이 있는 수석을 보거나 일부는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치 윤여빈 화백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수석 ‘산수경석’. 남윤모 기자
다음은 윤 화백의 ‘산수경석’에 대한 설명.
“이 ‘산수경석’ 수석은 소장하는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자연적인 수석이라고 믿기 힘든 최고의 수석이다. 남한강돌로 수석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차돌이라고 명하는 돌인데 거기에 이질석이 자연적으로 박혀 있다. 두 가지 돌이 자연적으로 섞여서 조성돼 가격을 논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산수가 들어있는 작품으로만 3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수석을 보면 큰 고목, 그 다음에 바위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그 바위 위에는 작은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가 바위 위에서 자랐기 때문에 천년송이라 볼 수 있다.
한국 동양화에서는 어떤 그림이든지 구도를 중시한다. 이 산수경석은 나누면 삼각구도로 미술학적으로 어우러지는 구도다. 또 한국화에서는 여백을 중시하는데, 시원하게 펼쳐진 여백이 미술학적으로도 완벽하게 조화가 이뤄진 작품이다.
독자들도 이러한 산수경석을 우리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수석에 취미를 붙이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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