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의 일출 [출처 : 국립공원관리공단]
[충남=일요신문]육심무 기자 = 무더위를 이기고 삶의 활력을 충전하기 위해 산으로, 바다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요즘 인터넷 등에는 좀 더 의미가 있는 휴가지를 찾는 이들이 많다.
일본 일부 정치인과 관료들의 군국주의적인 사고로 한일 관계가 날카로워져 일본 여행 대신 국내 관광지를 찾는 피서객들이 늘고 있다.
올 여름 저렴한 비용으로 테마가 있는 충남의 여행지로 공주 계룡산을 충청남도 문화관광국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 계절마다 절경을 선물하는 계룡산
우리나라 명산 가운데 전설과 역사 등 설화가 없는 곳이 없지만 계룡산은 가장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져왔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산신령이나 토속 신앙을 얘기할 때 계룡산을 거론할 만큼 이 곳은 자연의 신비를 품은 거대한 생태공원이다.
신원사의 신록과 동학사의 여름, 갑사의 단풍 천황봉의 설경 등이 절경으로 꼽히는 계룡산 천황봉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항상 가슴 벅참을 선물한다.
동학사 계곡의 녹음과 은선폭포부터 내여오는 맑은 물은 웅장함이 아니라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공주의 생태 여행지로 계룡산을 꼽는데는 자연 속에서 녹아있는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돼있는 것은 물론 계절마다 다른 옷을 갈아입는 비경이 탄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산의 이름은 산의 모양을 닮은 동물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계룡산은 닭과 용 두 마리의 동물이 등장한다. 조선시대 천도를 하기 위해 이태조와 함께 계룡산을 둘러보던 무학대사가 계룡산을 보고 “한편으로는
닭이 계란을 품고 있는 형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용이 승천하는 형상이니 두 주체를 따서 계룡이라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한데서 유래됐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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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의 호반새 [출처 : 국립공원관리공단]
# 호반새와 이끼도룡뇽이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
특정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 동·식물을 깃대종이라 하는데 계룡산에는 깃대종인 호반새와 이끼도룡뇽이 살고 있다.
생태계에서의 깃대는 이 지역 생태계 회복의 개척자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깨끗한 계곡물과 숲이 우거진 곳에서만 산다는 호반새와 이끼도룡뇽이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지역의 자연환경을 가늠할 수 있다.
알록달록 화려한 빛깔을 뽐내는 붉은 머리와 오렌지색 부리를 가진 호반새는 아름다움을 넘어 화려하다. 풍부한 먹이와 살기 좋은 고목이 많아 해마다 계룡산을 찾는 호반새는 동학사와 갑사, 신원사, 야영장 일원에 둥지를 틀고 있다. 피부호흡을 하고 환경변화에 민감한 이끼 도룡뇽은 맑은물에서만 살 수 있다.
생태계의 보고 계룡산에는 이밖에도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을 비롯해 담비와 삵이 자생한다. 깽깽이풀, 먼지버섯, 황매화, 팽나무 등 611종의 식물이 서식하며, 봄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황매화 군락지를 자랑한다.
# 전문가와 함께하는 생태탐방 프로그램
국립공원의 탐방프로그램을 신청하면 계룡산의 생태를 전문적이고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다. 환경부 인증 프로그램으로 ▲레인저와 함께하는 계룡산 생태탐방 ▲계룡산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건강나누리 캠프가 운영된다. 운영기간은 3월부터 11월까지이며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계룡산에는 실제 공룡화석이 복원된 공룡을 비롯한 지구의 암석과 보석, 보호동물, 바다의 식물과 곤충 등 생태환경과 자연사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계룡산 자연사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박물관내의 각종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젊은 도예인들이 뜻을 모아 계룡산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던 철화분청사기를 복원·계승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계룡산 도예촌은 흙을 직접 만져보며 생태 체험이 가능하다. 도예인들의 작업 탐방과 만들기 체험도 가능해 자연 속에서의 생태 여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계룡산 인근의 상신리 돌담길도 명소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잘 보존된 돌담길이 명물이며 장승과 솟대, 선돌 등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전통촌락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계룡산의 운해 [출처 : 국립공원관리공단]
# 테마가 있는 계룡산 탐방 코스
계룡산을 제대로 둘러보기 원한다면 9개의 탐방코스로 둘러보자. 동학사와 갑사, 신원사, 수통골, 천정코스는 코스별로 2~7시간이 소요된다. 계룡산 은선폭포와 관음봉고개, 삼불봉과 남매탑을 둘러보는 동학사 코스를 비롯해 갑사에서 시작해 연천봉과 관음봉을 거쳐 동학사로 나오는 코스는 계룡산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승가대학으로 유명한 동학사와 코스 곳곳에 숨어있는 계곡과 폭포 등은 탐방객들에게 재미를 선물한다.
# 계룡산 생태축제와 쉼이 있는 숙박
백제의 삼산 이래 산악신앙을 이어온 공주의 전통적인 축제로 유가와 불가, 무가식 종합 산신제가 재현되는 계룡산은 매년 8월에는 자연 속에서 작업하는 설치미술 작가들이 자연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전시하는 국제 자연미술 축제가 열린다. 금강 자연미술비엔날레는 세계적으로 자연친화적인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계룡산을 찾은 관광객에게 마곡사와 갑사, 한국문화연수원 등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것도 추천한다.
천년고찰의 고즈넉함과 아름다운 계룡산의 풍광 속에서 템플스테이는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기에 충분하다. 구들장과 친환경 소나무로 지어진 공주한옥마을의 한옥체험도 도시 생활로 지친 몸을 쉬게 할 수 있는 힐링 명소다.
# 계룡산의 맛
계룡산을 찾으면 자연식 음식으로 식자재를 자연 그대로 조리해 향, 질감 등 재료 특성을 잘 살린 계룡산 떡갈비와 3대에 걸쳐 4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온 산채더덕구이 정식을 맛보기를 권한다.
공주의 특산물인 밤을 이용한 밤묵과 밤전, 밤밥 등 공주밤 한정식 요리도 이색적이다.
생태여행의 취지답게 청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참게와 민물새우, 각종 야채와 함께 끓여낸 공주 참게 매운탕도 일품이다.
13가지의 국산양념으로 맛깔스럽게 구워낸 담백하고 쫄깃한 청벽 장어구이와 직접 기른 오리에 12가지 한약재를 넣고 직접 재배한 야채를 사용한 자연 친화적 공주 오리백숙도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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