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되기 직전 조은누리양
[청주=일요신문] 남윤모 기자 = 지난달 23일 실종됐던 조은누리양이 이달 2일 기적적으로 생환해 온 국민이 감사와 안도하는 가운데 조양이 무려 11일간 산속에서 어떻게 생존했었는지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조양이 실종된 이후 어떤 음식을 섭취하고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전문가들 대다수는 조양이 지난달 25~26일 내린 빗물을 받아 먹고 생존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대규모 수색팀이 참여하고도 조양을 발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폐2급이라는 장애를 갖고 있는 조양이 수색팀이 찾는 소리에도 자신과 무관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왔다.
다른 네티즌은 조양이 하산하다 벌레나 파충류 등을 보고 순간적으로 다른 길로 접어들어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고 다녔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조양이 어머니가 무심천 발원지로 올라간 상황만 생각하고 산 위로 올라가야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작정 위로만 올라가 산길을 헤맸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조양 부모에 대한 갖은 억측과 루머는 딸의 생환 소식을 접한 조양의 어머니가 그동안 마음고생으로 오열하는 모습이 방송 등에 노출되면서 많이 줄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해 회복이 경찰은 5일부터 조양의 그간의 행적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이 입원한 충북대병원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취재진 탓에 경찰이 병실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어 가족 이외에는 접촉이 금지된 상태다.
지난 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병실을 다녀갔으며 이시종 충북도지사, 한범덕 청주시장도 조양을 병문안 하고 가족들을 격려했다.
# 조은누리양 구조 일지
실종 11일차 구조된 조양은 구조 직후 그동안의 탈수 증세로 육군 32사단 군 장병들에게 물을 요구해 500㎖ 5병을 한꺼번에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실종 이후 24일과 25일 양일간 140㎜의 폭우가 내려 관계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는데, 비가 온 후 산속의 온도가 내려가 체온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당시 현장 상황실은 무거운 분위기였다.
특히 이낙연 총리가 수색을 독려하는 발언을 강조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양 수색에 참여하기도 했다.
27일 첫 주말을 맞아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이 수색 현장을 방문해 조양 부모와 교육청, 경찰, 소방서, 민간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청주여중 관계자들과 학부모, 경찰, 소방대원과 군부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당직자와 변재일 도당 위원장, 도의원, 청주시의원들이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함께했다. 연일 전국에서 산악회 회원들과 인근 군부대 등 수색에 참여한 인원만 총 5700여 명이다.
지난 1일 정상혁 보은군수는 전 공무원 동원령을 내려 약 250여 명을 투입해 조양 실종과 연결된 산정상 넘니 보은 방면을 수색했다.
2일에는 의무 수색지역으로 지정한 무심천 발원지 산 너머 또다른 능선 920m 지점 바위 틈에서 육군 32사단 박상진 원사와 함께 수색에 참여한 군견 달관이가 탈진해 있던 조은누리양을 발견했는데, 이 소식 속에는 숨겨져 있는 군 장병이 있다.
군견 달관이가 사람 구조 동작을 취하자 이를 최초로 발견한 32사단 김재현 일병이 군계통상 상급자인 박상진 원사에게 보고해 박 원사가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대로 조양의 구조가 진행된 것.
구조 당시 탈진한 조양을 업고 산길 700m를 내려온 부분에서도 박상진 원사만 부각이 됐지만, 사실은 박원사와 김재현 일병이 번갈아 조양을 업고 험한 산길을 넘어 119소방차량까지 온 것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조양이 발견된 정확한 지점은 무심천 발원지를 지나 산능선 너머 이어지는 청주시와 경계에 있는 산 정상에 못 미친 보은군 회인면이다.
조양이 구조 당시 섭취한 물의 양이 작은 생수병 5개였을 만큼, 앞서 상황실에서는 3일과 4일 대대적인 인원을 투입해 수색하고 이후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져 2일 조양을 구조하지 못하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 바 있다.
2일 오후 2시45분께 조은누리양 구조 소식에 오열하는 조은누리양 어머니. 남윤모 기자
조양의 구조 소식에 조양 부모와 수색에 참여했던 경찰, 소방, 군장병, 이외 관계자들은 물론 내암리 주변마을 주민들로부터도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그동안 경찰은 조양의 행방을 찾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인근 마을과 주변 건물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연속적인 수색을 단행했으며, 주민들 중 당일 행적에 조금이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도높은 조사가 이어져 마을 전체가 혼란스러웠다.
일부 주민들은 이번 조양 실종이 매년 지내던 무심천 발원제를 올해부터 지내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 생긴 일이어서 마을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다시 무심천 발원제를 지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양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정밀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탈진 증세 이외에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이 어떻게 길을 이탈해 11일간 산속에서 음식물과 물을 섭취했으며, 일반사람이 산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에 비해 긴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는지 조양의 몸이 회복되는 대로 물어볼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조양은 157㎝의 중2학생으로는 큰 키에 운동신경이 남달라 체육대회에 두각을 나타냈었다.
충북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조양 가족들은 한국병원으로 조양의 이송을 원하고 있어 조양 상태가 호전되면 어떤 결정이 날 지도 주목된다.
입원해 있는 조양의 안정을 위해 이시종 도지사와 한범덕 시장, 김병우 교육감은 방문을 자제하기로 했으며, 3일 병실을 찾은 이낙연 총리는 조양이 수면을 취하고 있어 조양 부모만 격려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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