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의 천리 비단물길
[금산=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건강의 상징인 인삼의 70% 이상이 거래되는 충남 금산은 비단(금)을 품은 지명처럼 아늑하고 수려한 경관이 산재해 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추스르기에는 아기자기한 산과 하천이 있는 세인들에게 덜 알려진 고장도 좋을 것이다.
다른 고장에서는 맛보기 힘든 지역의 특산품인 인삼을 이용한 알싸한 먹거리들도 일품이다.
# 천리 비단물길이 품은 곡류의 미학
적벽강과 천내습지, 땅버들 나무군락과 용틀임하듯 굽이치는 물길을 따라 형성된 금산 천내습지의 신비로운 자연 풍광은 말 그대로 비경이다.
산과 둠벙이 이어져서 산에 사는 동물들이 강에 접근하기 쉽다. 둠벙은 고인물의 생태계를, 버드나무 사이사이의 작은 습지는 전형적인 배후습지의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적벽강 인근의 금산은 이름 그대로 산이 비단같이 아름다운 지역이다. 금강 상류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에 기암을 이루는 절벽으로 이뤄진 산을 ‘적벽’이라 부른다. 그 아래 굽이치며 흐르는 강이 적벽강이다.
붉은 빛 기암절벽과 맑고 유유히 흐르는 강은 장대한 중국의 적벽과는 달리 인간 친화적인 소박함으로 찾는 이들의 입을 벌어지게 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여울의 물소리와 강의 빛을 바꾸는 적벽의 꽃들, 보는 방향에 따라 변하는 적벽의 색깔 등은 항상 신선한 감흥을 선물한다.
적벽강을 지나온 금강은 용강으로 모이는데 이 일대는 반딧불이가 사는 청정 지역이다.
# 보존가치 높은 천내습지와 적벽강 생태
금산 제원면 천내리에 위치한 천내습지는 금강 중·상류이면서 하중도와 배후습지, 우각호 등 하천습지의 여러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생태적 희귀 습지로 보존되고 있다.
가로 폭 300m, 길이 약 1.2㎞의 긴 럭비공모양의 습지로 다양한 식생이 존재한다. 천내습지는 한강에서 이미 멸종된 두드럭 조개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하천습지와 산지의 연결지역으로 수달, 원앙, 남생이, 삵 등 멸종위기종과 672종에 달하는 담수생물이 서식하는 금강 최고의 생태계 보존 습지다.
환경청은 금산 천내습지를 생태계변화관찰지역으로 지정해 생태계 훼손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적벽강은 1급수 어종인 쏘가리와 꺽지, 빠가사리, 모래무지, 부구리, 쉬리, 다슬기 등 생태 어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생태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적벽강 둔치에 펼쳐지는 억새밭 풍경도 압권이다.
남생이와 수달 등 희귀생물이 적벽강 맑은 물의 물고기를 먹이삼아 생태 사슬이 완성되면서 환경적 우수함을 보여주고 있다.
# 금산의 생태탐방 프로그램과 탐방 코스
금산 생태과학체험장은 아름다운 금산과 금강의 자연생태환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금강유역의 생태계를 다양한 모형과 표본으로 만날 수 있고 환경관을 통해 하나뿐인 금강의 환경보호를 위한 교육 전시물을 운영한다. 생태체험장은 유치부, 초등부, 성인부 체험 교실 등을 운영한다.
무주와 금산, 영동을 잇는 금강 트레킹 프로그램을 비롯해 금강의 물고기를 탐사하고 습지식물과 곤충의 특성을 알아보는 천내습지탐사프로그램, 양서류, 식물, 새, 곤충, 물고기 등 월별 주제에 맞춰 생태 지구를 탐험하는 탐험대 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생태과학체험장과 함께 어린이들이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 과학체험관도 볼거리다.
아이들이 자연을 직접 보고 만지며 듣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형 학습공간으로 태양열에너지를 배울 수 있는 시설과 과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시설도 갖추고 있다.
금산 산림문화타운은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잘 보존된 지역에 위치해 있다. 남방계·북방계 식물종 등 다양한 식물종이 서식하고 있어 식물 생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 목재문화체험장, 치유의 숲 등이 조성돼 있어 숲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적벽강 휴양의 집은 맑은 물이 마을 앞을 흐르고 있어 농촌 체험과 함께 강변에서 야영과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생태 체험마을이다. 여름밤 강가에서 횃불을 이용해 민물고기 잡기, 수석 줍기, 옥수수 따기, 어죽 만들기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금산은 ‘술래길’이라는 이름으로 생태길 코스를 만들었다. 금산 산림문화타운과 생태숲학습관을 잇는 ‘힐링 술래길’은 2개의 코스로 운영된다. ‘수통마을 적벽강 술래길’은 적벽강을 조망할 수 있는 2개의 코스로 나눠져 있다.
비단고을 산꽃축제
# 금산의 생태축제
금산은 깨끗한 자연에서 자란 건강식품 인삼을 주제로 하는 금산 인삼축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인삼농사의 풍성을 기원하는 삼장제가 축제로 발전해 현재는 전국 최고의 산업형 문화관광축제로 자리 잡았다.
시골 외갓집의 정서가 그대로 남아있는 강촌마을에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여름축제인 금강 여울축제가 열린다.
금강 여울축제는 금강의 민물고기와 다슬기잡기, 나무곤충 만들기 등 자연을 체험하고 농촌체험, 전통 민속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생태 축제다.
비단고을 산꽃 축제가 열리는 자전리는 국내 최대의 산벚꽃 자생 군락지다. 군북면 보광리, 상곡리, 산안리 일대에 1000만㎡ 규모의 산자락에 화려한 산벚꽃이 자리 잡고 있다.
산벚꽃은 물론 산딸나무, 병꽃나무, 조팝나무, 진달래 등 향토나무들이 자생하며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무공해 청정지역, 이름 모를 야생화까지 만날 수 있다.
천내습지 일원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산들로 둘러싸여 있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숙박시설도 다양하다.
금산 남이자연휴양림과 심천자연휴양림, 진산 자연휴양림은 산림 생태계를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금산 산림문화타운과 서대한 드림리조트, 금산 인삼을 체험할 수 있는 금산 한방 스파 등 숙박시설이 다채롭게 자리 잡고 있다.
인삼튀김과 인삼어죽
# 금산의 맛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삼의 고장 금산은 최고품질의 금산인삼과 금강 상류의 물탕골 용출 암반수를 사용해 전통비법으로 빚어낸 금산 인삼주가 유명하다.
또 인삼장아찌, 인삼정과, 인삼나물 등 인삼으로 조리된 인삼 한정식, 인삼약초 본고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삼계탕 등은 별미로 손꼽힌다.
국내 최초로 녹용과 더덕, 한방약재로 빚은 보양주 용덕주도 명품이다.
금강 상류의 맑은 물에서 잡은 쏘가리, 메기, 잉어 등 각종 민물고기에 인삼을 넣고 푹 고아 수제비와 국수 등을 넣고 걸쭉하게 끓인 인삼 어죽은 금산 적벽강을 바라보며 먹는 맛이 일품이다.
인삼향이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와 흙냄새를 잡아준다. 금강상류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튀겨 깻잎, 인삼, 양파채 등과 고추장 양념을 해 먹는 도리뱅뱅이와 민물매운탕도 적벽강의 별미다. 추부의 추어탕도 전국의 미식가들이 추천하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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