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으로 선정한 옥천 ‘용암사 일출’
[옥천=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굽이치는 금강과 대청호를 품에 안고 있는 향수의 고장 충북 옥천군이 관광명소 아홉 군데를 선정했다.
안남면 연주리 둔주봉 전망대에서 보이는 한반도 지형을 1경으로 정한 것을 비롯해 ▲옛 37번 국도변 벚꽃길(2경) ▲부소담악(3경) ▲용암사 일출(4경) ▲장령산자연휴양림(5경) ▲장계관광지(6경) ▲금강유원지(7경) ▲향수호수길(8경) ▲옥천 구읍–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마을(9경) 등을 뽑았다.
# 옥천1경-둔주봉 한반도 지형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 KBS ‘1박2일’을 통해 전국에 알려진 안남면 연주리에 있는 높이 348m의 둔주봉을 오르다면 해발 275m 지점에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산자락을 내려다보면 길이 1.45㎞의 좌우가 뒤집힌 한반도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의 손길 없이 오로지 금강이 굽어 흐르며 만들어 낸 이 거대한 경관은 실제 한반도를 980분의 1로 축소한 크기다.
둔주봉 전망대에서 보는 한반도 지형
거울에 비춰 보면 본래 한반도 모양에 맞게 나타나는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둔주봉 남쪽 기슭에는 절충 장군 중추부사의 벼슬을 지낸 주몽득이 낙향해 세운 독락정이 있다. 아름다운 경관에 반한 많은 선비들이 학당으로 사용했으며, 후대에 와서는 유생들의 학문 연구 장소가 됐다. 둔주봉에서 내려다보는 한반도 지형이 옥천의 숨은 명소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다. 해마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어느새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 옥천2경-옛 37번 국도변 벚꽃길
해마다 4월이면 벚꽃이 만개하는 곳으로 자전거 타기 좋은 ‘향수 100리길’의 대표적 코스인 이 길은 옥천읍 교동저수지에서 시작해 군북면 국원리를 지나 소정리까지 8㎞ 가량 이어진다. 코스 군데군데에서 금강줄기를 만날 수 있으며, 강 건너 수직을 이루는 산과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푸른 물결이 멋진 곳이다.
교동리 벚꽃길
봄에는 흩날리는 벚꽃, 여름엔 신록의 푸름,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하얀 눈꽃을 금강과 마주보며 감상할 수 있다. 잔물결에 황금빛으로 부서지는 저녁노을 또한 단연 백미다. 길목에는 도예체험전시장이 있어 가족, 연인의 주말여행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 옥천3경-부소담악
부소담악
호수 위에 떠있는 병풍바위인 ‘부소담악’은 본래 산이었지만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산 일부가 물에 잠겨 마치 흐르는 강 위에 마을이 떠있는 형상이 돼 부소담악이라 불린다. 길쭉하게 뻗어나간 약 700m 길이의 반도형 암벽은 시리게 푸른 대청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예전 모습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아 우암 송시열 선생은 이곳을 ‘소금강’이라 예찬했다. 지난 2008년에는 국토해양부가 이곳을 ‘한국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하천 100곳’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 옥천4경-용암사 일출
신라 마의태자의 전설이 서린 천년 고찰 ‘용암사(龍巖寺)’는 신라 552년에 창건된 법주사보다 먼저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용암사가 보유한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17호 ‘마애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조성된 목교를 따라 180m 정도 산을 오르면 장령산 자락과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운무대)가 나타난다.
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새벽녘 운해와 일출은 미국의 관광여행정보 사이트 ‘CNN Go’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으로 꼽았을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자욱이 깔린 운무를 뚫고 떠오르는 붉은 해를 담기 위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은 새벽잠도 잊고 매년 이곳을 찾는다. 경내에 있는 보물 쌍석탑은 계룡산의 남매탑과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 옥천5경-장령산 자연휴양림
장령산 휴양림
대한민국 힐링 1번지 ‘장령산 자연휴양림’은 사시사철 다양한 멋이 있는 곳으로, 아름다운 장령산(해발 656m) 산세와 맑고 깨끗한 금천계곡이 어우러져 있다. 약 7㎞ 구간의 등산코스는 능선을 타고 옥천읍 시가지와 군서면, 이원면 일대를 한눈에 굽어보며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명코스다.
오전 10시에 치유의 숲(3.5㎞)을 걸으면 하루 중 가장 풍부한 양의 피톤치드를 만날 수 있다. 더불어 편의시설과 숙박시설은 물론 야외음악당과 출렁다리, 캠핑장까지 갖추고 있어 힐링과 즐길거리를 겸비한 중부권 최고의 휴양림이다.
# 옥천6경-장계관광지
장계관광지
아름다운 대청호반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계관광지’에서는 한적한 호숫가를 걷는 것도 좋고 마냥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만 봐도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정지용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표현한 조형물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민속자료가 가득한 향토전시관도 있다. 대관람차 등 어린이 놀이시설이 철거된 이후 찾는 이들이 줄면서 고즈넉한 자연의 분위기를 향유할 수 있는 쉼터가 됐다.
# 옥천7경-금강유원지
금강유원지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와 연결된 옥천의 진주 ‘금강유원지’는 상·하행선 차량이 모두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고속도로 휴게소이다. 예전에는 대통령 숙소로 관리되던 시설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금강은 전북 장수에서 발원해 군산만으로 흘러드는 길이 총 394.79㎞의 강이다.
금강유원지 전망대에 오르면 험준한 산을 적시며 세차게 흐르는 금강 줄기를 볼 수 있다. 장시간 운전에 지친 고속도로 운전자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기특한 쉼터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강변을 산책할 수 있고, 수상스키와 오리배 타기, 낚시 등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유원지 라버댐에서 우산으로 고기를 잡는 풍경은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됐다.
# 옥천8경-향수 호수길
대청호반의 멋진 경관을 따라 옥천읍 수북리와 안내면 장계리를 연결한 총 5.4㎞ 구간의 생태문화 탐방로인 ‘향수호수길’은 걸어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전망대와 쉼터, 스카이워크 등이 들어설 예정이고 황새를 부르는 들판, 용의 전설이 깃든 황룡암 등이 있다. 맑은 금강을 바로 옆에 두고 나무데크길 3.4㎞와 흙길 2㎞을 자연의 순례자가 된 기분으로 거닐 수 있다.
# 옥천9경-옥천 구읍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마을’
옥천 구읍 전경
한국 서정시의 최고봉인 정지용 시인 생가와 육영수 여사 생가, 옥천향교, 옥주사마소, 죽향초등학교 구교사, 옥천전통문화체험관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즐비한 마을이다. 해마다 5월이면 향수의 시인 정지용 선생을 기리는 지용제가 열려 마을에 활기를 더해준다.
소박한 맛집과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늘고 있다. 탁 트인 연꽃단지와 함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옥천의 관광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구읍’이란 옥천읍의 옛 중심 시가지로, 옥천 주민들이 죽향리, 상계리, 하계리, 교동리, 문정리 일부를 칭하며 만들어 낸 고유명사다.
옥천군은 관광명소 선정을 위해 지난 7월 주민들로부터 부소담악, 장령산자연휴양림 등 총 88곳의 지역 명소를 추천받았다. 8월에는 문화원, 향토사연구회, 사진작가협회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의 의견을 들어 명칭 일원화, 군민 선호도 조사 대상지 12곳 등을 정했고 이어 열흘간 온·오프라인 군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둔주봉 한반도 지형’이 633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옛 37번 국도변 벚꽃길’ 498표, ‘부소담악’ 456표, ‘용암사 일출’ 423표, ‘장령산 자연휴양림’ 395표 등이 뒤를 이었다.
군은 지난 2일 군정조정위원회를 열어 군민 선호도 조사 대상지 12곳 중 다득표 순으로 9곳을 최종 관광명소로 선정했다. “옥천9경 구경 가세!”, “옥천9경 보러 구경 오세요” 등 홍보문구에 재치를 더해 관광객들의 기억에 남고 즐거움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종 군수는 “최종 선정된 9곳의 관광명소를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주변 관광지와 맛집을 연계해 멋진 경치와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관광코스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옥천9경 선정 기념 옥천 여행 이벤트, 릴레이 사진 전시회, 9경을 배경으로 한 2020년 달력 제작, 블로그와 유튜브 등 군 SNS를 활용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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