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인수와 경영권 인수는 다르다.”(정보통신부, KT)
“아직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SK)
‘공룡기업’ KT(옛 한국통신)의 민영화 작업이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정부와 KT, SK간에 KT 경영권을 둘러싼 불꽃 튀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SK그룹이 지난 18일 마감한 공모청약을 통해 KT의 정부 지분 28% 중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11.4%를 확보, 단숨에 KT의 1대주주로 등극했기 때문.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KT의 1대 주주로 등극하자, 업계에서는 ‘사기업으로 탈바꿈한 KT의 경영권이 재벌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당초 국내 통신기업에 일정 부분의 지분을 균등분할토록 해 경영권만큼은 정부의 영향력 아래 둘 심산이던 정통부와 KT는 SK의 강공드라이브에 화들짝 놀라 ‘경영권 인수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이상철 KT 사장은 “SK가 1대 주주로 떠오른 것은 뜻밖의 일이었으나, 경영에 간섭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SK의 경영권 도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희망 섞인 견해를 내놓았다.
정통부도 “KT 이사회에서 SK가 이사회(사외이사를 포함)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SK의 경영권 인수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견제구를 던졌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이번 KT인수전의 ‘극비 작전’을 진두지휘한 최태원 (주)SK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대 산업정책대학원 강의에서 “SK가 KT 경영권을 인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어 ‘경영권 획득이 아니라면 왜 지분을 인수했는가’는 질문에 “SK가 KT지분을 확보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만 지나면 알 수 있다”는 미묘한 뉘앙스의 말을 남겼다.
이처럼 SK가 KT 경영권을 갖느냐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KT의 경영권 향배가 가져올 후폭풍이 매우 크다는 점 때문.
재계가 가장 신경을 쓰는 후폭풍 중 하나는 재벌의 순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부분. 현재 국내 재벌 순위(자산기준)는 삼성(72조), LG(54조), SK(46조)의 순이다.
그러나 SK가 KT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자산순위는 SK가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32조로 추산되는 KT의 자산을 더하면 SK의 자산은 79조에 달해 삼성을 크게 앞지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삼성, LG, 현대차 등 재벌들은 SK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SK의 KT 경영권 인수’ 전망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치는 등 견제를 하고 있다.
재계는 SK가 KT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극비 작전’을 벌였듯이, KT 경영권 인수를 위해서도 연막작전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상황에서 SK가 무리하게 KT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현실적으로 부닥치는 가장 큰 걸림돌은 공정거래법. SK가 KT의 경영권을 가져간다면, SK는 사실상 국내 통신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이는 현재 독과점을 금지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사항이다.
또 SKT-신세기 합병 과정에서 속을 썩였던 노사문제 역시 만만하지는 않다. SK가 넘어야할 산이 많음에도 1조6천억원의 자금을 동원해 KT의 1대 주주가 됐다.
SK측의 입장은 ‘생존권 차원’이라는 것이다. 최대 경쟁사인 KT의 민영화로 인한 SK의 주가 하락을 막고 삼성·LG 등 다른 재벌 기업들의 KT지분 확보를 막기 위한 ‘방어’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SK측이 아무런 의도없이 주식을 매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측이 KT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히든 카드’가 무엇인지, 아니면 경영권 인수처럼 보이게 해서 또다른 ‘특수’를 노리겠다는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때문에 최 회장이 밝힌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는 대목이 더욱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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