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다크 웹 상에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로 악명이 높았던 ‘웰컴 투 비디오’.
미국 HSI, 영국 NCA 등 전 세계 32개국 수사기관의 공조수사 끝에 지난 2018년 3월 사이트의 운영자가 검거됐다.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이 찾아낸 서버의 주소지는 놀랍게도 대한민국 충청남도 당진의 한적한 시골마을, 3년 만에 검거된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당시 22살의 손 아무개 씨였다.
곧바로 구속된 손 씨는 이후 재판을 통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그의 형기가 끝날 무렵인 지난 해 겨울 미국에서 손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신청하면서 상황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김영미 변호사는 “(손 씨가 미국에서 기소됐다면) 30년 이상은 나왔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아동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엄격한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면 손 씨는 30년 형 이상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웰컴 투 비디오’는 아동성착취물만을 취급하겠다며 ‘성인 음란물은 올리지 말라’고 대놓고 공지할 정도로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사이트였다.
그런 사이트의 운영자에게 징역 1년 6개월 형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내린 우리나라 재판부에 대해 해외에서는 비판적인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손 씨 아버지는 “미국 가는 것만큼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 가면 얘는 죽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손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송환을 막기 위해 지난 5월 4일 ‘선처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에 대한 벌을 한국에서 받게 해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원 글에서 손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강도, 살인, 강간 미수를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주장도 펼쳤다.
또한 강제송환 심사가 얼마 남지 않은 지난 5월 11일에는 자신의 개인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며 아들을 직접 고발하기까지 했다.
미국 송환만은 피하게 해달라는 손 씨의 아버지와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어렵게 접촉해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제작진은 ‘웰컴 투 비디오’의 아동 성착취물을 내려 받거나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용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호기심’에 사이트를 이용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 중 일부는 자신의 죗값을 다 치렀다며 인터뷰를 강하게 거절했다. 단순한 ‘호기심’이라 주장하는 사이트 이용자들의 죗값은 해외의 경우 훨씬 강력한 처벌 대상이었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한 텔레그램 성착취방에서 ‘웰컴 투 비디오’처럼 이용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업로드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찾을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이트들을 지켜봤다는 익명의 제보자는 ‘웰컴 투 비디오’와 ‘텔레그램 성착취방’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아동 성 착취 범죄를 고발하고 인터넷 성범죄의 메커니즘과 심각성과 국민의 법 감정에 맞는 형량과 대안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