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궁금한 이야기Y
거울 앞에서 세심하게 옷과 머리를 정돈하는 한 여성. 그녀가 한참 만에 들어선 곳은 치과였다.
1년 전 이곳 원장님으로부터 치료를 받은 후부터 미진 씨(가명)의 적극적인 구애가 시작됐다고 했다. 그녀의 목적은 오로지 원장님과의 데이트였다.
매일 같이 출근 도장을 찍는 것도 모자라 병원이 쉬는 날이면 사랑의 편지를 병원직원들이 다 볼 수 있는 공용 이메일로 보내기도 하고 때론 원장님을 위한 간식거리와 읽을 책을 준비했단다.
하지만 원장님은 당황스러움을 넘어 공포스럽기까지 했다고. 이미 가정이 있는 그가 그녀의 호의를 거절하자 병원으로 수십 통의 전화를 걸어 업무를 마비시키는가 하면 심지어 직원인 혜경 씨(가명)에게 심한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것.
미진 씨가 보낸 이메일 중에는 “수납하는 여자,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아요. 죽여버리고 싶어요”라는 글도 확인할 수 있다.
혜경 씨를 향한 폭력의 수위는 점점 더 심해졌다고 한다. 삿대질을 하고 수화기를 빼앗고 급기야 혜경 씨를 해고하라면 소리쳤다는 미진 씨.
그녀는 왜 그토록 혜경 씨를 증오하는 것일까. 제작진은 어렵게 그녀를 직접 만났다. 그녀는 오히려 혜경 씨를 탓하며 원장님을 좋아하는 혜경 씨가 자신과 원장님의 사이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했다.
제작진의 취재 내용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미진 씨. 그런데, 우리가 만난 미진 씨의 어머니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미진 씨의 어머니는 “한 번은 허리가 아파서 강남에 있는 병원에서 MRI를 찍고 왔는데 그 선생님이 자기를 좋아하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의사와의 로맨스를 꿈꾸며 폭력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한 치과를 공포에 떨게 한 사랑꾼의 정체를 파헤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