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달아공원 산 정상에 위치한 통영리조트 모습.
[일요신문] (주)이에스리조트클럽이 운영하는 통영리조트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산지를 훼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해당 리조트가 통영시와 민간사업자의 공동 시행을 통해 조성된 곳이어서 시를 향한 날선 비판도 일고 있다.
통영시는 통영수산과학관 기능보강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사업의 일환으로 이에스오리엔트와 공동으로 산양읍 중곡봉 중턱에 로맨틱한 분위기의 가족호텔을 세웠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는 원칙적으로 숙박시설이 추가로 들어설 수가 없지만, 통영의 관광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시가 민간투자자와 함께 숙박시설을 건축했다.
문제는 해당 리조트가 불법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리조트가 저지른 위법행위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관리법)’과 ‘산지관리법’ 두 가지다.
먼저 공간관리법을 위반한 토지는 10필지로 면적은 무려 7289㎡에 이른다. 개발행위가 이뤄진 토지는 그 사용에 따라 용도를 지정해야 하는데, 이를 지목변경이라고 한다. 지목변경이 적기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공간정보관리법에 저촉된다.
특히 해당 리조트에 대한 지적소관청은 통영시다. 하지만 통영시는 직권으로 지목을 변경하지도 않았고, 형사고발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통영리조트가 관광호텔로 허가를 받았기에 통영시가 공간관리법 위반 사실을 이미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알고도 방치했다면 이는 명백하게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산지관리법 위반이 드러난 지목은 미남리 산120번지다. 이곳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통영시가 아닌 한려해상국립공원이 관리한다. 해당 지역은 관할지역을 나타내는 항공사진만 살펴봐도 산지가 심하게 훼손됐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산지가 훼손된 해당 지목은 현재 통영리조트 측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2010년경에 면적 약 1155㎡가 개발행위 허가도 없이 무단 훼손되며 주차장으로 변한 것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호텔이 개원한 이후 10년 가까이나 이를 적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산지관리법은 공소시효가 5년이어서 처벌도 이미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원상복구 명령은 내릴 수 있어 한려해상국립공원 측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문제는 불법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허가사항에 배치하는 마케팅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통영리조트는 당초 가족호텔로 허가 받았기에 휴양콘도미니엄을 의미하는 리조트가 아니다. 때문에 리조트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호텔과 리조트를 구분해놓은 관광진흥법 취지에 맞지 않다. 리조트 명칭 사용을 제재할 법적 근거는 없으나, 이러한 법의 허점을 이용해 호텔로 허가받은 후 리조트라고 상호를 사용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통영시민 A 씨는 “국립공원 내에 호텔을 건축할 수 있도록 해준 것만 해도 특혜 중에 특혜인데 그것도 모자라 불법을 일삼는다. 통영시는 공동시행한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잘못된 점을 바로잡을 생각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불법이 이뤄진 10여 년간 통영시와 한려해상국립공원 측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통영리조트 관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사실상 오래전에 이뤄진 일이라 당시 실무자가 퇴직하는 등의 애로점도 있다. 지금이라도 잘못된 점을 시와 협력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