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강 대나무공원. |
울산의 도심을 크게 가로질러 동해로 나아가는 태화강의 맑은 물과 그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은 서울의 한강이 전혀 부럽지 않다. 아니 오히려 한강이 부러워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강변을 따라 십 리(4㎞)나 이어진 대밭이다.
태화강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가지산 쌀바위와 백운산 탑골샘 등에서 발원해 서에서 동으로 울산 시내를 관통해 울산만으로 흘러드는 길이 47.54㎞의 제법 큰 강이다. 울산시의 농공용수뿐만 아니라 식수원으로서 젖줄과도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 강이다. 직접 태화강을 본 사람들은 그 물의 깨끗함에 감탄한다. 상류지역은 1급수, 하류지역은 2급수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것은 도심을 흐르는 하천으로서 대단한 것이다.
사실 태화강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악취가 풍기는 강이었다. 1960년대 울산이 국가적인 산업도시로 성장하면서 태화강은 오폐수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태화강 살리기 사업을 시작한 1995년 이래 강은 하루가 다르게 본 모습을 찾아갔다. 수질이 좋아지자 강의 ‘원주인’들이 하나둘 돌아왔고 마침내 태화강은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현재 태화강에는 연어·황어 등 무려 42종의 어류와 황조롱이·검은머리물떼새·고니 등 28과 56종에 이르는 조류, 수달·삵·오소리 등 20종의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다.
산악지대를 굽이돌아 내려온 태화강은 하류에 이르면서 평야지대를 유유자적 흐르며 나아가는데, 일명 ‘십리대밭’은 남구 무거동에서 중구 태화동에 이르기까지 강변을 따라서 조성돼 있다. 그 지점을 정확히 하자면 남구 무거동 삼호교에서부터 중구 태화동 태화교까지다. 대밭의 폭은 약 20~30m, 전체면적은 약 29만㎡에 이른다.
본래 태화강의 대밭은 치수(治水)를 위한 것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잦은 물난리로 강이 범람하자 주민들이 이를 막기 위해 대나무를 심은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근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대숲인 셈이다.
▲ 시민의 휴식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태화강. |
산책로만 따진다면 다소 짧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태화강 대숲은 그 어느 지역의 대숲보다 운치가 넘친다. 대숲 사이로 태화강이 건너다보이기 때문이다. 생각을 해보라. 강과 나란히 뻗은 대숲을 거닐며 강바람이 연주하는 댓잎의 노래를 듣는 장면. 상상만으로도 멋지지 않은가.
태화강은 십리대밭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태화동과 신정동 둔치를 잇는 태화교는 울산의 상징인 고래와 태화강을 다시 찾은 백로의 형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무거동 태화강변에는 전망대도 있다. 취수탑을 리모델링해 태화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게끔 했다.
▲길잡이:
부울고속도로 울산IC→북부순환도로→다운오거리에서 우회전 후 좌회전→태화강 대나무공원
▲문의: 울산광역시청 관광과 052-229-384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 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