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는 이번 국정쇄신의 불똥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남지역의 한 친박 의원 보좌관은 “청와대 참모 교체와 국민 여론 수렴 등이 쇄신 방안의 핵심이지만, 결국은 ‘세대교체론’까지 번질 것으로 본다. 야권에서 이번에 안희정 이광재 등 40대 기수들이 등장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에서도 그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박 전 대표 역시 교체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우려 때문에) 친이계가 박 전 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라고 털어놨다.
정치권에선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경우 박 전 대표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친박은 여권 주류가 이러한 점을 악용할 수도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소장파들의 쇄신안을 받아들인 후 박 전 대표 퇴진을 노리고 당에 세대교체를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정치연구소’ 윤호석 소장은 “나이도 나이지만 박 전 대표는 어쩔 수 없이 과거 세력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자신과 오랫동안 정치적 라이벌을 형성해온 이 대통령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듯한 스탠스를 보이면 박 전 대표도 뭔가를 내놔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친박 측 관계자는 “나이나 출신 때문에 세대교체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 어떤 바람이 불어도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박 전 대표 위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