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2020년 한국인의 식탁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여전히 너무 빠르게 먹고 뜨겁게 먹는다. 점점 줄어드는 식사 시간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위식도 질환과 비만, 당뇨까지. 우리도 모르는 사이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이 우리 몸을 망치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 위암 발병률 1위이다. 뿐만 아니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류성 식도염을 방치하면 식도 조직이 위 조직으로 치환되는 ‘바렛식도’가 생기면서 식도암 발병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음식을 빠르게 먹고, 뜨거운 상태에서 급하게 먹는 식습관이 위식도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빠르게 먹고 뜨겁게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본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10분 이내에 식사를 마친다고 한다. 먹방 유튜버인 서영준 씨 역시 평소 식사 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는다. 방송을 위해 많은 양을 한꺼번에 빠르게 먹으면서 과격한 다이어트를 해도 쉽게 살이 빠지지 않는다.
빨리 먹는 습관 때문에 소화기 장애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는 김계월 씨. 역시 잘못된 식습관으로 주기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장사를 위해 젊었을 때부터 빠르게 먹는 습관이 생겨 오랜시간 누적된 김계월 씨의 건강상태는 어떤 상황일까.
중학교 교사인 허인숙 씨는 잘 씹지 않고 빨리 먹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평소처럼 식사하다 큰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다는데. 생선 가시를 없애려고 밥을 삼킨 게 더 큰 위험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긴급 수술을 하게 된 허인숙 씨.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식도 이물이 가져오는 무서운 증상이 밝혀진다.
30년 동안 영업을 하면서 빨리 먹는 습관이 생긴 옥인호 씨. 그는 빨리 먹는 습관에 더해 아주 뜨거운 음식까지 즐겨 먹는다. 옥인호 씨가 즐겨먹는 추어탕의 온도는 무려 98.1도.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섭씨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뜨거운 음료가 식도 벽을 반복적으로 손상시키며 식도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특유의 뚝배기 탕 문화에 익숙한 우리 식습관, 문제는 없는 것일까.
한국과 중국, 일본은 비슷한 식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유독 빠르다고 여겨지는 한국인의 식사 속도는 중국, 일본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중일 세 나라의 일반적인 가정식 식사를 통해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에 얽힌 차이가 우리 식습관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