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습관은 아주 중요하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으니 책을 통해서나마 간접 경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가 그 사람의 미래 경쟁력이 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한다. 선선하니 책읽기가 좋아서다. 그런데 당신은 이 가을에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궁금하다. 만약 이 질문이 부끄럽다면 이번 주말에는 아이 손을 붙잡고 책테마파크를 찾아보자.
책테마파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공원 내에 있다. 이 특별한 공간은 책을 테마로 만든 국내 최초의 공원이다. 율동공원 뚝방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책테마파크가 자리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성남시 위탁을 받아 2005년 11월 30일 준공한 이 테마파크는 말하자면 일반 도서관이 아니다. 책을 주제로 한 사색공간, 그 정도로 이해를 하면 된다. 물론 책을 열람하고 읽을 수 있는 도서관 시설도 갖춰져 있다.
책테마파크는 중앙건물과 뒤쪽의 야외공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테마파크를 세우는 데는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테마파크의 전체 설계는 설치미술가 임옥상이 맡아서 진행했고,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 주변공간은 조경전문가 김인수가 책임졌다.
특히 건물이 볼 만한데, 책을 지칭하는 각국 문자들이 먼저 맞는다. ‘바람의 책’이다. 여기를 지나면 ‘시간의 책’이 나온다. 상형문자에서부터 책의 역사를 보여주는 미로 벽화 산책로다. 건물 정면 외벽은 ‘한글의 책’이다. 훈민정음 판본과 필사본을 이용해 벽을 꾸몄다. 건물 내부는 ‘공간의 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책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장르별 대표 작품들을 열람할 수 있고, 인터넷상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새 책을 전시하고 대여하기도 한다. 이 건물 내부 한편에서는 책 관련 전시와 책만들기, 핸드프린팅, 영어스토리텔링 등의 행사가 꾸준히 열린다.
건물 뒤쪽의 야외공원은 ‘음악의 책’, ‘하늘의 책’, ‘물의 책’이라는 테마로 조성되어 있다. ‘음악의 책’은 음악 선율을 은유적으로 조각했다. ‘하늘의 책’은 조선시대 별자리 그림인 국보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바닥에 그려진 야외공연장이다. 나선형 계단이 공연장 아래로 이어져 있다. 주변에는 조그마한 크기의 억새군락이 있어서 분위기가 참 좋다. ‘물의 책’은 책이 하나의 그릇이 되어 물을 채우고, 거기에 투영되는 하늘과 구름을 담는다.
한편, 건물 앞쪽에도 야외조각공원이 있다. 동요 ‘산바람 강바람’을 작곡한 박태현노래비와 함께 어린이연주단, 낙타, 물고기 등의 조각이 있다. 책테마파크 왼쪽에는 청주 한씨 문정공파 묘역 신도비도 자리하고 있다. 조선 초기의 문신인 한계희(1423~1482)를 기리는 비석이다. 그는 경국대전 편찬에 참여하는 등 유학자로서 이름을 날렸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길잡이: 경부고속국도 판교IC 통과 후 분당 방면으로 계속 직진하다보면 왼쪽에 율동공원이 있고 그 안에 책테마파크가 있다. 전철로는 분당선 서현역 2번 출구에서 15번, 3번 마을버스 등을 이용하면 된다. ▲문의 : 책테마파크 031-708-3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