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안동=일요신문] “경북도는 민간과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지역사회 신뢰를 구축하고 소통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이다.”
경북도가 권한, 예산, 아이디어 및 데이터 자원 등을 민간과 공유하는 혁신도정 플랫폼 ‘넷북(Net-Buk)’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넷북’은 네트워크 경북을 축약한 신조어로 민간의 다양한 주체들이 각종 정책기획, 설계 단계부터 공동 참여하는 새로운 행정 시스템이다.
이는 이철우 지사가 강조해 온 ‘연구중심 혁신도정’이 넷북으로 구체화된 것으로, 일하는 방식까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당장 실과별로 대학·연구기관 등과 함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할 연구단을 운영하고, 일부 출자출연기관은 과제 협력 수준을 넘어 공동운영까지 나갈 전망이다.
도는 도청 공직자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으로 현재 도정이 처한 문제를 ‘정보소외와 아이디어 한계’, ‘지역 혁신역량 응집력 미약’, ‘문제해결능력 부족’, ‘공감능력 부족’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네 가지 전략으로 외부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행정에 접목하는 ‘넷북 연구단’, 출자출연기관과 대학 등 운영을 공유하는 ‘넷북 공동운영’,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해결 플랫폼 Qs’, 도민이 행정에 바라는 바를 쉽고 간편하게 제안하고 소통할 수 있는 ‘넷북샵’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부서별로 설치될 ‘넷북 연구단’은 기존 전문가들과 함께 소장파 교수, 현장전문가, 학생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혁신 역량 보유자를 보강해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연구단은 정형적인 기존 위원회와 달리 비대면, 비정형, 소규모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 도출 가능성을 높이고 민간에서 제안한 사업의 시행과정을 공동 모니터링하며 성과에 합당한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도는 올해 아이디어 필요성이 높은 부서부터 넷북 연구단을 구축해, 내년에 기타 부서로 확장할 계획이다.
출자출연기관은 업무 전문성이 높은 대학, 기업 등 혁신기관과 공동운영에 나서는 등 획기적 협력모델을 구축한다. 이 같은 ‘운영공유’는 출연출자기관 공동운영형, 인사교류형, 프로젝트형 등으로 크게 나누며 각 기관과 대학 등 협의에 따라 구체화된다. 또한 도청과 민간 사이에 전문가 채용 및 인사교류를 확대하는 권한공유와 넷북 연구단 제안사업 중 도민의 호응이 높은 사업을 예산안에 반영하는 형태의 ‘예산공유’도 추진된다. 과학기술 분야는 물론이고 문화예술 분야 등에서도 기자재를 공동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자원공유’와 데이터 센터 구축 및 개방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Data공유’도 추진한다.
아이디어 융합형 문제해결 Qs 플랫폼은 모든 분야의 넷북 연구단을 투입, 복합적 문제에 대한 입체적 해결방안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도는 Qs가 기능적으로 분할된 행정조직의 한계를 전문가 융합 방식으로 보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도민이 참여하는 정책소통 플랫폼 ‘넷북샵’을 구축해 넷북 관련 활동을 도민들과 공유하고 혁신정책 제안을 수렴한다. 특히 미래세대인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경로로 활용하기 위해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도 협력을 추진하고 도민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와 정책실명제, 소요비용 지원 등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경북도가 정책공급자 중심의 관료제 모델에서 탈피하는 넷북 플랫폼 행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도 관계자는 “‘국민참여활성화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중앙정부보다 한 발 앞선 것으로, 향후 도정의 중심축이 될 MZ세대(1980~90년대생)가 익숙한 네트워크 방식 행정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는 이달부터 본격 넷북 플랫폼 구축에 나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는 혁신역량을 보유한 대학과 함께 산학연관 응집성이 높고 파급효과가 큰 8대 분야 68개 과제를 선정해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공동운영 분야에서는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새마을세계화재단, 농업기술원, 환동해산업연구원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도와 포항공대는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의 운영·연구·기술개발 분야에 양측이 협력하고 연구 인력을 교류한다’는 업무협약을 맺었고, 새마을세계화재단과 영남대가 새마을 ODA사업과 시범마을조성 등 새마을 관련업무를 공동운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또한 도는 대학과 아이디어 공유를 위해 포항공대와 원자력 등 첨단기술 융합연구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영남대·안동대 등과 경북 데이터생태계 거버넌스 구축에 나서며, 한국항공대·경운대와 통합신공항 연계산업과 지역의 발전방안 마련에 협력해 나간다.
이밖에도 경운대·대구대와 지역산업 연계형 대학 특성화 학과 혁신사업, 안동대·동국대와 주민참여 관광 사업체 육성사업, 경북대·대구대와 경북 스마트 복지환경 구축 및 일자리 창출 사업, 영남대와는 탄소성형부품 설계해석 및 상용화 사업 등을 함께 추진한다.
국비확보 및 예산공유를 위해서는 대구대와 에너지 하베스팅 산업생태계 구축사업을, 포항공대․한동대와 그린바이오 로직스 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사업을, 경운대와 도민참여형 안전 모빌리티 데이터 유통 및 활용체계 구축사업을, 경일대와는 경북형 지진재난 스마트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철우 지사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발굴하고 실천하는 유연한 행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