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가짜 검사 공무원증
[부산=일요신문] 중국에서 보이스피싱 전문 범죄단체를 결성한 뒤 검사를 사칭하며 금원을 편취한 조직이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총경 박준경)는 지난해 2월 12일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내 아들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청원으로 언론에 집중 보도되며 국민적 공분을 산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을 집중 수사해 실제 김민수 검사 역할을 한 A씨(40대, 남)와 조직원 등 일당 98명을 검거하고, 29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피의자들은 2015년 8월경 중국에 콜센터 등 사무실을 마련하고,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후 2020년 12월까지 5년간 검찰 및 금융기관을 사칭, 마치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는 방법과 저금리 대환대출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상대로 100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특히 피의자들은 중국 쑤저우 등지에 콜센터 사무실과 합숙소를 마련하는 등 기업형 범죄조직을 결성하고, 범행 실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국내 이용 휴대전화번호가 피해자들에게 현출되도록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했다.
콜센터에서 각 역할을 분담(관리자, 팀장, 상담원)한 후 범죄를 실행해 미리 마련한 대포통장을 통해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송금 받거나, 국내에 있는 공범들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가짜 금융감독원 신분증을 보여주며 대면으로 편취하고, 물품 보관함에 피해금을 두게 한 뒤 이를 습득해 편취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원들의 상호간 인적사항이 특정될 것을 우려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직원들을 서로 바꿔 콜센터 사무실에 배치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실행하고, 편취한 금원을 통해 중국에서 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017년 11월경 전북 지역 조직폭력배 A씨가 국내 조직폭력배 등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 조직에 대해 출입국 내역 등을 집중 수사해 2019년 11부터 2021년 3월까지 98명을 검거해 그 가운데 29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수사기관에서는 절대 송금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검사를 사칭해 안전계좌로의 송금 및 직접 전달을 유도하는 전화, 금융기관의 저금리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으로 절대 대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