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대통령 보좌보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행보에 집중, 정무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최근 롯데마트 ‘통큰치킨’ 논란에 대해 결정적인 한 마디를 던져 결국 롯데의 백기투항을 받아낸 바 있는데, 청와대 내부에서 ‘수석이 그런 일까지 나서서 대중적인 목소리를 내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이견이 오갔다고 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본인 목소리를 낼 수도 있지만, 지금은 보다 정무수석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트윗이라는 사적 공간에 ‘공적인’ 사안에 대한 글을 올린 점도 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다고 본다. 청와대 참모로서 좀 더 신중한 행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특히 정 수석의 경우 박근혜 전 대표와의 친분도 깊기 때문에 이명박 정권 뒤 대통령과 ‘순장’당하지 않고 계속 정치를 하려는 의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정무무석 자리를 이용해 미래를 대비한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그게 ‘통큰치킨 논란’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음지를 지향해야 하는’ 청와대 수석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경우라는 것이다. 물론 정 수석에 대한 일부 비판이 최근의 여권 지지율 하락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라는 시각도 있지만, 여권 내부에서 정무수석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은 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 정무라인이 약화되었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고 있다. 행정관들의 콘텐츠 개발 능력이 대폭 약화되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박형준 전 수석을 정치특보로 컴백시켜 약화된 정무기능을 보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에 대해 “당이 예산안 정국 이후 안상수 대표의 실언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는데 이를 컨트롤하는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당에 일이 있으면 ‘그것은 당 책임’이라고 하면서도, 예산안 통과 같은 대사가 있을 때는 당에 ‘오더’를 내리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과 청와대 정무라인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무수석의 역할이 필수적인데 요즘은 그런 노력이 안 보이는 것 같다. 그냥 위기를 방치하는 것 같다. 이런 무대책이 장기적으로는 총선과 대선의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