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박물관 실내전시장 1층 중앙홀에 전시된 미카3-129 증기기관차. 모양이 꼭 <은하철도999>에 등장하는 기차 같다. |
철도박물관은 박물관 내부 전시장보다 옥외전시장의 규모가 훨씬 크다. 매표소를 지나치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검정색 기차는 미카3-161 증기기관차. 이 기차는 1940년 8월에 제작돼 부산~신의주를 비롯해 전국의 주요철도 간선에서 운행됐던 것이다. 디젤전기기관차의 등장으로 운행을 중단했다가 1981년 10월 동해남부선에서 관광열차로 잠시 운행한 후 이곳으로 옮겨졌다. 철로를 달린 지도 벌써 20년이 넘은 이 기차는 지금이라도 기적을 우렁차게 울리면서 바퀴를 굴릴 것만 같다.
그 옆에 있는 디젤전기기관차는 한국전쟁 당시 UN군에 의해 도입된 것. UN군이 철수할 당시 기관차 4량을 우리나라에 기증하면서 디젤전기기관차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 기차는 1959년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해 1960년 2월 경부간 특급 무궁화호를 신설, 통일호보다 운행시간을 30분 이상 단축시켰다.
작은 기차 하나가 눈에 띄는데 이것은 바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이 이용했다는 귀빈객차다. 1927년 경성공장에서 조립·제작한 침대차 특실부를 1955년 개조해 대통령 전용차로 지정·운행한 차량이다.
실내전시장은 지상 1·2층으로 이뤄져 있다. 1층에는 모갈탱크형 기관차와 객차, 미카3-129 증기기관차 등이 모형으로 전시돼 있다. 모갈탱크형 기관차는 한국철도 최초로 운행한 증기기관차. 최고 속도는 겨우 55㎞/h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기차의 등장으로 뱃길로 9시간, 도보로 12시간 걸리던 서울과 인천 간을 1시간 30분 만에 왕래할 수 있게 됐다.
모형철도 파노라마실도 1층에 있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모형철도파노라마는 열차의 실물크기가 1/87로 축소·제작된 것. 기차가 어디로 어떻게 달려가는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실제 열차를 운전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철도체험실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마치 오락을 하듯 운전대를 잡고 3차원 스크린을 보면서 열차를 운행하는데, 속도감이 느껴져서 스릴 있다.
수백 종의 기차모형이 전시돼 있는 2층 전시장에서는 교차로에서 열차끼리의 충돌을 막는 ‘통표폐색기’를 직접 작동해볼 수 있다. 빨간색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두 개의 차단기가 내려와 열차의 진입을 막는다. 버튼에서 손을 떼면 바로 차단기가 올라간다.
한편, 박물관 내부 매표소 우측에는 객차 한 량이 서 있는데 철도박물관답게 간이식당으로 이용되고 있다. 매점에서 음식을 사다가 이곳에서 차창 밖을 보면서 먹는 맛도 색다르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길잡이:
▶영동고속도로 부곡I·C에서 1.5㎞ ▶전철 1호선 의왕역 하차, 도보 10분 ▲문의 : 철도박물관 031-461-3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