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동물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보강 증거도 있어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주택가에서 자신의 로트와일러에게 입마개를 씌우지 않아 산책 중인 스피츠를 물어 죽이게 하고, 견주도 함께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피해 스피츠 견주는 로트와일러에게 손을 물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트와일러는 도사견, 핏불테리어 등과 함께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되는 종으로 입마개를 하지 않아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반면 재물손괴죄 혐의에 대해서는 이 씨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됐다. 이 씨는 재판 과정에서 "산책을 나가기 위해 로트와일러에게 입마개를 씌우려던 중 갑자기 스피츠를 발견한 로트와일러가 뛰쳐나가 목줄을 놓치게 됐다"며 "다른 개를 물어 죽이도록 할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사건 당일 가해견이 목줄을 차고 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주장대로 가해견이 뛰쳐나가 목줄을 놓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고 피고인은 가해견과 피해견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피고인은 사건 당시 피해견이 집 앞을 지나가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