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 추천권은 자회사 임추위가 지주에 CEO 후보를 제시해 후보군 구성 단계부터 인선에 참여하는 권한이다. 통상 지주가 최종 후보를 정하면 자회사 임추위가 적격성을 심사·추천하고, 주주총회·이사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가 선임된다. 후보 추천권은 이보다 앞선 단계에서 자회사 추천 후보도 지주가 발굴한 후보들과 함께 비교·평가하도록 해, 회사별 사업 특성과 경영 과제를 인선에 반영하려는 취지다.
22일 기준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는 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4년부터 하나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을 부여했다. 신한금융은 9월 21일 신한은행 임추위에 후보군 추천권을 부여했으며, 이번 은행장 승계 절차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임추위가 지주에 CEO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KB금융도 자회사 임추위의 후보군 추천권과 관련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은행장 인선 때 NH농협은행 이사회 의장이 금융지주에서 계열사 CEO 후보를 심사·추천하는 임추위에 배석해 은행 측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일례로 2024년 하나은행장 선임에서는 은행 임추위의 후보 추천권이 활용됐지만, 공개된 설명만으로는 은행 의견이 최종 인선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하나은행 임추위는 그해 9월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고, 지주 임추위는 은행 측 추천 후보군을 포함해 심의한 뒤 12월 12일 이호성 현 하나은행장(당시 하나카드 사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당시 발표에는 은행 추천 후보의 비교·평가 결과와 은행 의견의 반영 과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후보 추천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은행 임추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지주의 설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회사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를 배제할 경우 지주는 그 사유를 문서화해 임추위에 설명해야 하며, 필요하면 은행 임추위가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는 후보자 수와 평가 기준·선정 근거를 공개하고, 이사회와 금융당국에는 후보군과 평가 자료를 제출하는 이중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말 은행장 인사는 은행 임추위의 후보 추천권이 실제 선임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볼 기회가 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장 모두 오는 12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