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8월 20일부터 22거래일 동안 자사주 1415만 주를 확보했다. 전체 목표치(2407만 주)의 58.79%를 채웠고, 누적 매입 금액은 24조 3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65만 주씩 매입해, 현재 남은 물량은 992만 주다.
현재까지 두 회사가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총 34조 6978억 원에 달한다. 공시상 취득 종료 시점은 삼성전자가 11월 21일, SK하이닉스가 11월 19일이지만, 현재 매입량 추세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10월 초, SK하이닉스는 10월 중순 매입을 마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입 종료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두 회사가 코스피 수급에서 차지한 큰 비중 때문이다. 자사주 취득은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기타법인으로 집계된다. 8월 20일부터 9월 15일까지 19거래일간 기타법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총 28조 1914억 원(하루 평균 약 1조 4838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14조 7680억 원)과 개인(10조 5773억 원), 기관(2조 7879억 원)의 순매도 합계액은 28조 1332억 원으로, 기타법인 순매수액과 582억 원 차이에 그쳤다.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최근 자사주 대량 매입이 지수 변동성을 줄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매수세가 매일 장내로 유입되면서 두 대형주의 가격 변동 폭을 좁혔고, 이는 코스피 지수의 급격한 흔들림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두 대형주의 매입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증시 전반에 걸친 수급 불안 우려가 한층 짙어지는 분위기다. 두 회사를 제외하면 시장에서 뚜렷한 순매수 주체를 찾기 힘든 탓이다.

취득 주식을 전량 소각하는 SK하이닉스는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한도를 없애고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올해 타결한 임단협에서는 PS의 50%를 현금으로, 나머지 50%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구성원 선택에 따라 자사주 지급 비중을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했다.
8월 21일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임직원 지급용 자사주는 162만 5769주(약 3조 원 규모)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260조 원)를 감안하면 약 13조 원 규모의 자사주가 필요한 만큼, 향후 추가 장내 매수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추가 매수가 시장의 공백을 온전히 메우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매입 종료 이후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수로 전환할지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자사주 매입은 9월 중요한 하방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시장 반등의 지속을 위해서는 주요 수급 주체인 외국인과 개인의 복귀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악화된 개인의 투자심리와 약화된 기관의 매수세 등 수급 측면에서 남은 하반기 증시 상승 동력으로 외국인 매수 전환이 핵심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의 매도세 자체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 매도가 일단락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추세적인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에는 근거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