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이재명 대신 정세균·이낙연 캠프 선호…현역들 눈도장 찍기 위해 복수 캠프 몸담기도
복수 캠프에 몸담은 여권 관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빅3(이재명 경기도지사·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정세균 전 국무총리)' 중 어디에도 적을 두지 못한 지각생 사이에선 기피 1순위로 ‘이재명 캠프’가 꼽힌다.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한 이재명 캠프에 지각 탑승해봤자, 역할을 부여받기 어려워서다.
더불어민주당 한 당직자는 “현재 이재명 캠프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지난해부터 저인망식 조직력을 구축했다. 캠프 하부 조직을 담당할 예비 정치인에게 이재명 캠프는 멀고도 높은 벽이라는 얘기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일부 예비 정치인들이 지금도 이재명 캠프에 기웃거리고 있다”며 “뒤늦게 합류해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전했다. 이어 “차라리 나처럼 이중생활을 하는 게 낫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를 지지하지만, 공식적으로는 다른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당 복수 관계자들은 “낮에 이낙연·정세균 캠프로 출근했다가, 밤에는 이 지사를 돕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예비 정치인들의 이중생활 이면엔 오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장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 최종 후보가 유력한 이재명 캠프에서 제 역할을 못 하느니, 다른 빅2 캠프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게 공천장을 받기 수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빅2 중에서도 정세균 캠프 선호도가 더 높다고 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보다는 ‘측근을 더 잘 챙기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정세균 캠프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역으로 정세균 캠프 인사 중 일부는 대선 경선에서 이 지사를 찍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낙연 캠프 측은 ‘제 갈 길을 가겠다’라는 입장이다.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의 지지도가 상승 곡선을 타면서 흔들렸던 조직이 다시 구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위권 대선 캠프는 예비 정치인들의 이중생활에서조차 외면 받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서는 한 의원은 “우리 캠프에 오면 중요 보직을 줄 텐데…”라고 말했다. 다른 캠프 관계자도 “조직 구축이 어렵다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현역 의원들도 이중생활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선 정국이 본격화하면서 각 후보들의 포럼 경쟁이 본격화하자, ‘어제는 A 포럼 오늘은 B 포럼 내일은 C 포럼’에 참석하는 현역 의원들이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은 세 과시를 해서 좋고 의원들은 눈도장을 찍어서 좋은 식”이라고 부연했다.
윤지상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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