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발생, 덥고 습한 날씨로 미생물 증식 활발해져
질병관리청(청장 정은경)의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집단발생 현황에 따르면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가을, 겨울에 비해 5월부터 9월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발생하는 비율이 6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기에 여름철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에 대해 인지하고 예방수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이란 병원성 세균이나 바이러스, 원충 등에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해 주로 복통, 설사, 구토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비브리오패혈증 등이 대표적이며 세균성 11종, 바이러스 5종, 원충 4종으로 분류된다.
특히 지난 14일 경기도에서 60대 남성이 간장게장을 먹고 난 이후 발열, 전신 허약감, 피부 병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 치료를 받으면서 올해 첫 비브리오패혈증 확진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장염비브리오에 오염된 어패류, 해산물 세척을 충분히 하지 않거나 완전히 익히지 않고 섭취했을 경우 또는 어패류, 해산물 조리과정 중 오염된 조리도구, 손 등에 의해 2차 감염되어 발생한다.
만성 간 질환, 당뇨병, 알코올중독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비브리오 패혈증 고위험군으로 치사율이 5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 이외에도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은 환자나 무증상보균자의 배설물에 오염된 음식 및 직접 조리한 음식에 의해서도 전파가 될 수 있으며 세균성 이질의 경우 극소량에도 감염될 수 있다.
집단발생 예방을 위해서 동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음식을 섭취한 사람 중 2명 이상이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보건소에 신고를 해야 한다.
흔히 식중독으로 알려져 있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은 치료를 하면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목숨과 관계되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의 탈수 증상이나 구토로 인해 기관지가 막히는 일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설사가 1∼2일이 지나도 멈추지 않을 때, 복통과 구토가 심할 때, 열이 많을 때,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초기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전문의의 처방 없이 함부로 설사약을 복용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합병증이나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임태원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장마 때는 하천이 범람하거나 침수가 빈번하게 일어나 위생 환경이 취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비가 그친 후 여름철 강렬한 자외선에 의해 미생물이 죽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외선이 닿지 않거나 고인 물 등에는 미생물이 남아 있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작년에 기록적인 장마 기간을 보낸 만큼 올해는 사전에 신체 건강을 위해 예방책을 알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마철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 씻기 ▲범람된 물에 닿은 음식은 버리기 ▲물은 끓이거나 생수를 먹기 ▲위생적인 환경에서 조리하기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기 ▲채소나 과일은 깨끗하게 씻고 껍질은 벗겨 먹기 ▲설사, 구토 증상이 있거나 손에 상처가 있다면 음식 조리하지 않기 등이 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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