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측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
23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따르면 지난 22일 방송된 KBS 라디오 프로그램 '황정민의 뮤직쇼'를 들은 청취자 A 씨는 이 프로그램 내 퀴즈 코너에서 나왔던 문제가 불편했다는 취지로 시청자 청원을 올렸다.
A 씨는 “국민들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명분하에 이 슬프고도 아픈 소식을 퀴즈의 한 소재로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타기 위해 이 문제를 맞히는 게 과연 국민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맞는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평생 동반자였던 아내요, 누군가에게는 하나 뿐인 귀한 어머니인데. 아직 유가족들은 그 상처와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않았을텐데. 신나는 음악과 웃음이 넘치는 프로그램에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차라리 이 소식을 전하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청취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답자에게 선물을 주는 퀴즈의 한 소재로 이 사건을 치부한건 아닌지요”라며 “누군가는 저에게 괜한 오지랖이라고 말할지 모르나 유가족에게 두 번의 대못을 박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이 글을 남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5월 29일 서울 동작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50대 B 씨는 소비자의 지속적인 항의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쿠팡이츠로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는 새우튀김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B 씨는 새우튀김 1개 가격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전액 환불을 요구하며 폭언을 했고 애플리케이션 리뷰에 “개념을 상실한 주인”이라는 댓글과 별점 1점을 남겼다.
황정민의 뮤직쇼의 퀴즈는 이 내용을 문제로 구성한 것이다.
지난 22일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이것 한 개의 환불 다툼에서 시작된 싸움이 분식점 주인을 죽음으로 몰고 가 공분을 사고 있다. 다음 중 이것은”이라는 청취자 퀴즈가 등장했다.
화장품 선물세트를 걸고 보기로 제시한 것은 삶은달걀과 새우튀김, 순대염통이었다. 이후 “객관식 중 정답은 2번 새우튀김”이라는 내용이 흘러나왔다.
진행자인 황정민 아나운서는 “이 퀴즈를 내는 것이 옳은 일인지 고민하였으나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위해 이 문제를 퀴즈로 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장이 일자 KBS는 입장문을 내고 “선한 의도로 시작을 했지만 불편을 느낀 분들이 계시면 당연히 사죄드려야 한다.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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