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문단 활동 논란 속 참고인 소환조사…추가 조사 없어 ‘무혐의’ 끝날 가능성
‘참고인 신분’인 이들이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변호사 업계에서는 이들의 소환조사 그 자체를 의미 있게 봐야 한다고 얘기한다. 전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조사를 받아야 했다는 얘기는 결국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졌던 ‘문제적 소지의 법적 자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직 법조계 수장들의 불명예? 그냥 터질 게 터진 것일 뿐 아무 것도 아니다.” (전관 변호사)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자문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활발히 활동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등과 함께 자문을 맡았다. 2018년 성지건설의 매출채권 일부가 위조된 사안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 의뢰되자 옵티머스의 법률자문에 합류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채 전 총장이 옵티머스를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소환을 결정했다. 옵티머스 측에서 작성한 ‘펀드 하나 치유 관련’ 문건에는 ‘성지건설의 매출채권 일부 위조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채 전 총장을 옵티머스에 소개했고, 채 전 총장은 옵티머스가 투자한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청탁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귀남 전 장관은 사안은 다르지만, 비슷한 이유로 소환을 통보받아야 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게 투자금을 받아 1060억 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 수사가 이뤄질 당시, 이 전 장관과 정영제 전 대표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채동욱 전 총장 등이 활동했던 옵티머스 고문단과는 별개지만, 검찰은 이 전 장관의 명성을 이용해 옵티머스가 투자 및 사건 처리에 도움을 받으려 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두 전직 수장 모두 검찰 조사 등에서 ‘옵티머스의 펀드 사기는 몰랐다. 로비는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실제 수사팀 역시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한 지 두 달이 넘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하지 않아 ‘무혐의’로 사건을 끝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호사업계에서는 ‘탈이 난 게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옵티머스를 비롯해 한창 금융기업들의 각종 사기, 횡령 의혹들이 제기되기 전부터 정권과 가깝다고 얘기가 나온 전직 법조계 수장들을 향한 ‘유혹’이 상당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한때 시끄러웠던 한 금융 관련 기업이 내가 어느 지역 출신인지, 문재인 정부 및 검찰 수뇌부들과의 관계가 어떤지를 모두 파악하고 와서 ‘매달 수백만 원을 줄테니 자문을 해달라’고 제안을 하기에 살짝 알아봤더니 이미 총장이나 장관급 1명, 고검장급 1명, 검사장급 1명, 차장검사급 1명, 부장검사급 1명 등 검찰 내 소통을 할 수 있는 기수 라인마다 변호사를 꾸리고 검찰 수사를 대비하고 있더라”며 “그런 기업들로부터 늘 이름이 나왔던 게 채동욱 전 총장이나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라고 얘기했다.
전관이라기에는 너무 전직인 이귀남 전 장관은 호남과 고려대를 대표하는 법조인이라는 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사법연수원 12기로 이명박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던 이 전 장관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대검 공안부장과 중앙수사부장을 역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던 인물이었다.
이귀남 전 장관을 보좌한 적이 있는 검찰 출신 변호사는 “오래 전 장관으로 조직을 떠난 분이지만, 호남과 고대 인맥을 아우르는 분 중에서는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이가 이귀남 전 장관”이라며 “변호사 활동은 거의 안 하고 자문과 고문만 맡다 보니 여전히 후배 검사들과도 관계가 좋은 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호남 출신 검사들이 중용되자 이 전 장관을 더 찾는 의뢰인들이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도 문재인 정부 들어 인기가 급증했던 전관 변호사였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강행하다가 청와대 눈 밖에 나서 검찰총장에서 물러나게 된 것을 문재인 정부에서 안타깝게 본다는 시선이 형성된 덕분이었다.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채동욱 전 총장이 실력이나 자질이 아니라 혼외자 논란으로 물러나면서, 박근혜 정부로부터 찍혀서 나가는 모양새였던 것이 정권이 바뀌면서 오히려 호재가 됐다. 그 전과 달리 채 전 총장을 변호인단에 추가하고자 하는 의뢰인들이 엄청나게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채 전 총장이 변호인단이나 자문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이 갑자기 많아졌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옵티머스는 채동욱 전 총장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서평에 수백만 원 상당의 법률자문비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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