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주택가격 13년 만에 최대폭 상승…2030세대 ‘영끌’ 매수 영향
#올 집값 상승률 주식도 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5.98%, 1년 전보다 8.81%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2.61%와 3.29%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08년 각각 6.18%와 8.59% 치솟은 이후 1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수도권 주택 가격은 이 기간 각각 7.63%와 10.24% 올랐고,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각각 11.12%와 14.73%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1년 6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16.43% 뛰었다. 지난해 상반기 변동폭(8.19%)과 비교하면 2배나 높다.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반기 기준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7월 잠정치는 2.2% 상승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상승폭이 무려 18.63%인 셈이다. 올해 2874.5로 시작한 코스피는 7월 말까지 11.4% 올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투자자들은 내재가치나 실질가치 면에서 주식이나 코인보다 주택을 가장 안전하고 가치 저장이 우수한 자산으로 보고 있는 데다 무주택자의 경우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금리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 자산이나 소득요건 때문에 주택 수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사전청약,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물 절벽, 임대차법의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빚어진 내 집 수요 증가 등이 집값 불안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생애 첫 취득 급증…2030 ‘영끌’
법원 등기정보광장 최근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구입한 매수인은 전국에서 5만 2738명으로 나타났다.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은 총 11만 1728명이었다. 전체의 47.2%가 생애 첫 부동산 취득자였던 셈이다. 30대는 1만 8589명으로 전체의 35.2%를 차지했다. 19세를 포함한 20대도 8731명으로 16.6% 수준이었다. 지난 7월 부동산등기부에 생애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들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였던 셈이다.
올해 들어 주택거래량은 크게 줄었지만 생애 첫 부동산 취득자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까지 20%대 초반에 불과했던 이 비율은 지난해 1월 39.3%로 훌쩍 뛰었고 3월 40%대(40.4%)로 진입했다. 지난해 말에는 40%대 중반까지 올랐고 올해 3월 이후 46%대를 유지해왔다.
가계대출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7개월간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 8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5조 9000억 원)보다 32조 9000억 원(71.6%)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이전인 2019년 1∼7월 증가 폭(23조 7000억 원)의 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7월의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9조 7000억 원 늘어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인천 계양, 남양주 진접, 성남 복정, 의왕 청계, 위례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4333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했는데 9만 3798명이 몰려 2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새 주택에 대한 수요층이 두껍다는 얘기다.
#세금 부담 더 늘기 전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1년(2020년 7월~2021년 6월)간 주택 증여 건수는 17만 1964건으로 직전 1년 대비 45.4% 증가했다. 세종시는 같은 기간 주택 증여 건수(713건→1751건)가 2배 이상 늘었고, 서울(58%), 경기(54.1%)도 최근 1년 사이 증여 건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2023년부터는 수증에 해당하는 무상취득도 실거래가액을 기준으로 취득세가 부여된다. 현재는 시세 대비 70~80%인 공시가격 기준이니 2030 자녀에 서둘러 증여하는 편이 절세에 유리하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높아지는 것과는 반대 방향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평균 집값이 비싸 2030이 자력으로 매수하기 쉽지 않다. 증여 등 부모 세대로부터의 도움을 받은 경우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7월 전국의 부동산 생애 첫 취득자 중 특히 서울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들어 월간 기준 61.3%까지 확대되는 등 60%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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