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부장판사는 문 씨가 '허위사실'로 지목한 해당 보도에 대해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취임 후 문 씨의 가족이 의장 공관으로 이사했고 문 씨 아들이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한 점, 문 씨는 여전히 의정부시에 거주한 점 등 기사에 적시된 주요 내용이 사실과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문 씨는 배우자, 두 자녀와 함께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던 중 2018년 의정부시로 이사하면서 문 씨의 아들도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이후 문희상 전 의장이 2018년 7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국회의장 공관으로 이사했고, 문 씨 가족도 이 곳으로 이사해 전입신고를 마쳤다. 문 씨의 아들도 자연스럽게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이후 2020년 문 씨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자 한 언론이 "아들 교육에 아빠(문희상 전 의장) 찬스를 활용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기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문 씨가 국회의장 공관을 활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아빠 찬스를 활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문희상 전) 의장 측은 '(국회의장 임기가 끝나면) 가족 모두 의정부 자택으로 복귀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썼다.
곽 의원도 "의장의 주민등록은 의정부로 돼 있다고 한다. 며느리가 굳이 공관에 전입할 이유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해당 보도에 힘을 보탰다. 반면 문 씨 측은 변론 과정에서 "문 전 의장이 취임할 당시 공관으로 이사해 아들은 자연스레 초등학교에 배정된 것"이라며 "편법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아들을 학교에 전학시켰다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강 부장판사는 "문 씨 가족의 이사 및 전학이 문 의장 지위에서 비롯된 것임은 분명해 관점에 따라 '아빠 찬스' 활용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전혀 없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아도 비평이나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며 "공직자 또는 공직선거 출마예정자에 대한 감시·비판 기능 수행이라는 언론 보도의 특성 등을 종합할 때 기사가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 현저히 상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곽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일부는 사실과 부합하고 당시 곽 의원이 이를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문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