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S(주가수익스왑)는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되, 향후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거래 상대방과 정산하는 계약이다. 정산 시 주식 처분가격이 약정한 기준가격보다 낮으면 매도자가 차액을 지급하고, 높으면 상대방으로부터 차액을 받는다.
PRS 정산 시 주식 처분가격이 기준가격인 58만 7000원보다 5% 낮다고 가정하면, 최 회장이 부담할 주가 변동에 따른 정산 차액은 약 200억 원이다. 처분가격이 기준가격보다 10% 낮으면 차액은 약 400억 원으로 늘어난다. SK(주)의 주가는 7일 종가(57만 6000원) 기준 지난 6월 장중 최고가(88만 3000원) 대비 34.8% 하락했다. PRS 계약에 따른 주당 매매가격인 58만 7000원보다는 1만 1000원(1.9%) 낮은 수준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PRS 정산 차액은 최 회장의 지난해 연간 보수·배당 수입과 비교해 적지 않은 규모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주)와 SK하이닉스에서 총 82억 5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2025회계연도 SK(주) 배당금은 세전 약 1038억 원이다. 지난해 보수·배당 규모에 현행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가정해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단순 반영하면, 연간 세후 수입은 약 740억 원으로 추산된다. 정산 차액 200억 원은 이 금액의 약 27%에 해당한다. 여기에 자금 조달의 대가로 지급하는 수수료 등 별도 금융비용이 계약에 포함돼 있다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최 회장은 SK(주)의 주주환원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경영진이면서 배당 확대에 따른 현금 수입을 얻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대표이사로서 주주환원계획의 수립·집행에 관여할 수 있고, 사내이사로서 이를 검토·감독하는 이사회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자사주 매입·소각만으로는 주식을 계속 보유한 최 회장에게 현금이 유입되지 않지만, 배당 확대는 추가 지분 매각 없이 PRS 정산에 대비할 자금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주환원 결정에 참여하는 최대주주의 개인 자금 수요가 현금배당 확대를 선호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SK(주)의 배당 여력을 높일 수 있는 계열사들의 배당 재원 확충과 현금배당 확대는 이번 PRS 계약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자본준비금 1조 7000억 원을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향후 해당 재원이 전액 배당될 경우 SK(주)의 몫은 지난 6월 말 기준 지분율 30.57%를 단순 적용해 약 5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SK스퀘어는 지난해까지 자사주 매입·소각 중심으로 주주환원을 실시하다 올해 현금배당을 도입했으며, SK(주)는 중간배당으로 약 658억 원을 수령했다. SK네트웍스도 중간배당금을 주당 50원에서 70원으로 늘렸다. SK(주)의 SK네트웍스 배당 수입은 상반기 수령액 약 194억 원에 보유 주식 수로 계산한 중간배당 약 68억 원을 더해, 올해 지급분 기준 약 262억 원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도 계열사 배당 수입 증가와 자산 매각대금 유입을 근거로 SK(주)의 내년 현금배당 확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SK텔레콤의 배당 정상화와 SK스퀘어의 신규 배당 실시로 배당 수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SK실트론 매각 대금 수취 이후 특별배당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다”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내년 연간 주당 배당금을 1만 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주당 배당금 1만 원 적용 시 최 회장의 연간 배당 수입은 세전 약 1132억 원으로 계산된다.
SK(주)는 차기 정책 발표 시점은 미정이며, 최 회장의 지분 매각은 시장과 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SK(주) 관계자는 차기 정책 발표 시점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일반적으로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발표하지만, 시점이 유동적이라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개인 자금 수요와 관련해서는 “PRS 거래는 개인 지분에 관한 사안”이라며 “지분 매각 과정에서 시장과 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최대주주로서의 책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거래 구조와 규모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박찬웅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