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추정 자동화 공격에 직원용 서비스 등 취약점 노출…‘방패’ 강화 관건은 투자와 인재
[일요신문] 지난 4월 7일(현지시각) 미국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이 새 AI(인공지능)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를 발표했다. 일반 이용자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고, 그 허점을 이용할 공격 방법까지 만들어내는 능력 때문이었다. 앤트로픽은 이런 능력이 악의적인 공격자의 손에 들어갈 경우 경제와 공공안전,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금융당국은 곧바로 움직였다. 같은 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들을 워싱턴 재무부로 불러들였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의 수장이 참석했다. 새 AI가 가져올 사이버 위험을 알리고 은행들의 대비를 촉구하기 위한 이례적인 민관 긴급 회의였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0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근 침해위협 대응 전금융권 긴급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미국 은행들이 먼저 시험한 미토스
앤트로픽은 미토스 발표와 함께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도 출범시켰다. 검증된 기업과 기관에 미토스를 제한적으로 제공해, 공격자가 찾아내기 전에 소프트웨어의 허점을 찾아 고치자는 구상이었다. JP모건체이스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과 함께 초기 참여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회사가 첨단 AI의 위험을 경고받는 동시에, 그 AI를 방어에 활용하는 실험에 들어간 것이다.
50여 곳으로 시작된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6월 150여 기관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대됐다. 한국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참여 기관으로 알려졌다. 다만 접근권을 부여받은 뒤 실제 모델을 활용하기 전에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이용에 제약이 생겼다. 공개된 국내 참여 기관에는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나 금융회사가 보이지 않는다. JP모건체이스뿐 아니라 골드만삭스·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 등이 미토스를 시험해 허점을 찾고 있던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6월 10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5대 금융그룹 경영진과 금융당국, 금융보안원, 전문가들이 참석한 ‘AX 시대 해킹·보이스피싱 대응 간담회’를 열었다. 미토스 같은 첨단 AI의 보안 위협을 지목하며 AI 보안테스트 참여와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그런데 회의 후 채 넉 달이 지나지 않아 AI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의 정보가 유출됐다.
#직원용 서비스와 대출 조회의 허점
금융당국 설명에 따르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의 침해사고에서 같거나 유사한 공격 흔적이 발견됐다. 공격자가 AI 도구로 여러 금융회사를 자동화해 공격한 정황도 포착됐다. 일부 공격 인프라에서는 오픈소스 AI 침투 테스트 도구 ‘아르텍스(ARTEX)’의 흔적이 확인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해 약 2만 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다음 날인 지난 10월 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사진=연합뉴스조사 결과, 지금까지 드러난 허점은 시스템의 핵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본인 확인 없이 대출 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 접근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은 직원용 업무 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을 고치지 않은 웹 서비스가 지적됐다. 반면 다중 인증과 취약점 보완을 해둔 회사들은 공격을 막아냈다. 같은 공격을 받아도 준비 정도에 따라 결과가 갈린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사건 직후 금융회사들에 임직원과 대출모집인, 위탁업체가 쓰는 경로까지 찾아 인증과 접근권한을 재점검하라고 요구했다.
이미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한다고 다음 해킹을 막아내리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AI 해킹은 가장 약한 곳을 찾아 파고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해킹한 경로가 막히면 다른 경로를 찾아 다시 공격할 수 있다. 특히 인증 수단을 다시 발급하거나 계정을 복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고객이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면 새 기기에서 은행 서비스를 다시 이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허점이 없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고객 행세를 할 수 있다면 치명적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유독 해킹 사건이 잦다. 당장 지난해에는 무려 2324만여 명의 정보가 털린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7월 SGI서울보증, 8월 롯데카드, 11월 업비트가 해킹당했다. 이미 유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AI가 정보를 재구성해서 해킹을 시도한다면 위력이 상당할 수 있다.
#증권 주문부터 보험의 질병 이력까지
문제는 은행뿐이 아니다. AI 해킹의 목표는 금융 업권별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증권사에서는 개인정보뿐 아니라 주문이 오가는 길도 중요하다. 시세가 정확하게 들어와야 하고 주문이 제때 전달돼야 하며, 거래 결과를 나중에 대조할 수 있는지까지 지켜야 한다. AI가 해킹을 통해 시세나 주문, 거래 결과를 왜곡한다면 상당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증권사 거래시스템에는 미디어 뉴스도 연결된다. 뉴스가 전달되는 경로가 해킹된다면 조작된 뉴스가 시장에 혼란을 줄 가능성도 있다.
여의도 증권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이종현 기자보험사는 여러 회사의 보험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 이른바 GA를 통해 가입했다면 보험사와 판매 조직 양쪽에서 내 정보를 다룰 수 있다. 질병이나 치료 이력처럼 돈의 액수보다 더 민감한 정보도 있다. 보험사의 보안이 잘 돼 있더라도 판매 조직이나 외부 처리업체에서 정보가 새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카드사는 이미 여러 차례 해킹을 당했다. 또 가맹점과 결제대행업체 등 결제 한 건에도 여러 사업자가 연결돼 정보 유출 경로가 다양하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도 대출모집인, 외부 전산업체, 점포와 중앙 조직 사이에 정보 이동이 이뤄진다. 해커라면 보안이 상대적으로 약한 곳을 노릴 만하다.
정부 시스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9월 26일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오픈AI 에이전트들이 호주 보건부의 보건 통계 외에도 호주보건복지연구소(AIHW) 등 여러 호주 정부 기관 웹사이트의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에이전트 수백 개가 AIHW의 의약품 급여제도·노인요양 데이터를 빼내려고 거의 일주일 동안 다양한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IT 투자와 전문가 확보에서 벌어지는 격차
‘방패’를 강화하는 가장 빠른 길은 투자다. 한국 금융회사들의 IT 투자 강도는 AI 선진국인 미국보다 한참 낮다. 2025년 국내 4대 은행의 IT 관련 지출은 순영업수익의 약 4.5% 수준이다. 미국 JP모건체이스의 기술 예산은 9.9%,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기술 지출은 11.5%다. 은행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격차는 더 커진다. JP모건체이스(4조 4249억 달러), BofA(3조 4104억 달러)의 총자산 대비 기술 예산·지출 비중은 각각 약 0.41%, 0.38%다. 국내 4대 은행은 총자산 약 2000조 원을 기준으로 0.09% 수준이다.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다만 미국은 글로벌 금융그룹, 한국은 개별 은행 기준이고 지출의 집계 범위에도 차이가 있다. 모두 보안 이외의 IT 비용도 포함한 수치다.
돈보다 중요한 건 인재를 모을 힘이다. BofA는 전체 직원 약 21만 3000명 중 CISO 산하 보안 전문가가 3400명 이상으로 비중은 약 1.6%다. 국내 은행은 공시 기준 정보보호 전담인력이 은행당 약 72~101명으로 전체 직원의 1%를 넘기 어렵다. 인력의 집계 기준과 업무 범위에도 차이가 있지만, 보안 조직에 투입하는 자원의 차이는 상당하다.
국내 은행의 일반직 보수는 연차와 직급의 영향이 크다. 이 체계를 희소한 보안 전문인력에게 그대로 적용하거나 일반 업무와 순환시키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오래 붙잡기 어려울 수 있다. AI 전문가의 몸값은 천정부지다. 국내 은행이 우수한 보안 인력과 검증된 AI 보안 전문가 조직을 갖추려면 채용과 보상체계도 중요하다.
#중소형사의 비용 부담, 핀테크 점검 예산 소진
은행은 그래도 대부분 덩치가 커서 보안 관련 비용이 늘어나도 감당할 만하다. 하지만 2금융권 사정은 다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덩치 차이가 크다. 보안 비용을 감당할 역량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심야 해킹을 감시하고, 새로 발견된 취약점을 고치며, 사고가 나면 신속히 대응할 인력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은 회사 덩치에 비례해 줄어들기 어렵다. 대형사는 자체 보안팀에 AI 전문가까지 둘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숙련된 전문가 몇 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것도 부담일 수 있다.
AI 해킹은 이런 차이를 이용할 수 있다. 여러 회사의 시스템을 자동으로 살펴보다가 인증이 허술하거나 취약점 보완이 늦은 곳을 먼저 공략하는 식이다. 고객은 여러 금융회사를 함께 이용한다. 작은 저축은행이나 서민금융기관에서 유출된 대출 내역이 은행이나 카드사 직원을 사칭하는 사기에 쓰일 수도 있다.
금융당국도 이런 역량 격차를 인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자체 대응이 어려운 금융회사에 취약점 점검을 지원하고 중소형 핀테크에는 점검 비용과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이 중소형사를 지원하는 데에도 인력과 비용이 수반된다.
올해 금융위 예산에는 핀테크 지원사업이 편성돼 있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중소 핀테크 기업의 보안점검 비용 70%를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10월 8일 현재 관련 모집공고에는 ‘현재 모든 예산 소진, 신청 시 예비기업으로만 선정 가능’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모두의 AI’로 묶이는데 방어망은 제각각…사이버보안 컨트롤타워가 없다
현재 사이버보안 대응은 금융 분야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일반 민간 분야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공공 분야의 국가정보원 등으로 나뉘어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범죄 수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경찰 등이 맡는다. 금융도 통신과 클라우드, 외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만큼 민간 분야와 연결돼 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임준선 기자국내 공공기관 가운데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 참여 기관으로 알려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본사는 전라남도 나주다. 옮긴 지 9년이다. 국회에 제출된 인력 운용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KISA에서는 2024년 89명, 2025년 56명, 2026년 9월까지 55명 등 최근 3년간 200명이 떠났다. 퇴직자는 포렌식분석팀, 유출조사팀, 취약점분석팀, 탐지조사팀 등 침해 조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맡는 인력이 대부분이었다. KISA 관계자를 인용한 업계 보도에 따르면 임금은 일반 기업의 60%, 다른 공공기관의 90% 수준이다.
반면 통신회사들은 정보보호 인력을 늘렸다. 지난해 정보보호 공시 기준으로 SK텔레콤은 401명, KT는 317명, LG유플러스는 351명이었다. SK텔레콤은 유선 사업을 담당하는 SK브로드밴드의 125명을 합하면 526명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수치는 각 회사의 유무선 사업을 포함한다.
#망 분리 완화로 넓어지는 연결
금융위원회는 2024년 8월 망 분리 개선 로드맵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AI는 AI로 막는다’는 논리로 보안 목적 AI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망 분리를 한시 완화하는 테스트를 추진했다. 총자산 10조 원 이상 등 요건을 갖춘 49개사가 신청 대상이었고, 6월 실제로 선정된 회사는 10곳이었다.
9월 3일에는 금융회사의 자산 기준을 2조 원 이상으로 낮추고 전자금융업자에도 신청 기회를 열어 대상을 75곳으로 넓혔다. 2차 선정 규모는 15개사 이내로 정했다. 금융위는 외부 통신과 분리한 환경만 마련해 놓고 새로운 보안체계 도입을 소홀히 하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망 분리 완화는 외부와의 연결로 보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단점과 외부 AI를 이용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양날의 검이다. 이번 금융권 해킹 사태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허점은 인증과 접근통제 등으로, 망 분리 완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보안이 약하다면 외부 연결의 확대가 더 위험한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단 중요한 건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원칙이다. 외부든 내부든 접속한 사람과 기기를 무조건 믿지 않고, 필요한 자격과 권한을 계속 확인한다는 뜻이다. 은행 직원 계정으로 접속했더라도 모든 고객 정보와 업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허점을 찾는 기관과 제재하는 기관은 따로
금융보안원은 2026년 6월 금융AI보안연구소와 AI보안지원센터도 신설했다. AI를 이용한 위협과 금융회사가 도입한 AI 서비스의 안전성을 함께 살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금보원이 위험한 곳을 발견해 개선을 권해도 회사가 조치를 미루면 빈틈은 남는다. 금보원은 금융위의 설립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으로, 금융권의 보안 점검과 기술 지원 등을 맡는다. 직접적인 행정처분권은 없다. 기술적 점검과 금융당국의 감독·검사, 회사의 실제 보완 조치가 각각 이어져야 한다.
금감원에서는 디지털금융총괄국의 디지털리스크감독팀과 IT검사국 등이 금융회사의 디지털·IT 위험을 감독하고 점검한다. 지난 6월 29일 ‘금융IT 리스크 대응회의’에서는 상반기 현장점검 결과 프로그램 변경관리, 성능관리, 보안취약점 관리 등 기본적인 IT 통제가 미흡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AI 공격의 고도화에 앞서 기본적인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20년째 표류하는 사이버보안법
정부는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를 추진하고 있다. 범용 챗봇뿐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알려주고 신청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실행된다면 AI가 개인정보와 공공·민간 서비스 사이를 오가는 일이 늘어난다. 여러 업무의 연결 권한이 한곳에 모이면 해킹됐을 때 영향을 받는 범위도 커질 수 있다. 여러 기관이 같은 AI 사업자나 클라우드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위험도 있다.
공공서비스 신청과 신원 확인, 금융 거래가 비슷한 연결 방식에 의존한다면 개별 은행만 잘 지켜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통신에서 빼낸 신원정보로 금융회사에 접근하고 공공서비스까지 악용하는 공격이라면 어느 한 기관의 조사만으로 전체 피해를 파악하기 어렵다. 국제결제은행(BIS) 금융안정연구소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공통 클라우드·소프트웨어·AI 제공자에 대한 의존이 회사와 국가를 넘어 피해를 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대응력 강화와 함께 민간과 공공 등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사이버보안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2006년부터 국회에는 국가 사이버보안의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 다양한 법안이 제출됐다. 사이버위기에 대응하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와 기관 간 정보 공유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2017년에는 정부가 국가사이버안보법안을 제출했지만 2020년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여 년간 통합 대응체계를 규정할 법률을 제정하지 못한 주요 쟁점은 공공보안을 담당하는 국가정보원이 민간 보안까지 관여할 때 감시와 사찰의 권한이 커질 것이란 우려다.
#AI가 찾은 허점은 304건 반복 점검은 ‘검토중’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는 지난해 발표한 2027년까지의 전망에서 AI 침입 도구의 확산이 더 많은 공격자의 역량을 높이고, 취약점을 고치지 않은 시스템의 위험을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개방형인 오픈웨이트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공개 모델과 도구가 늘면 공격은 더 많이, 더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방어자도 현상을 파악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수정을 결정할 전문성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AI를 이용한 취약점 점검은 시작됐다. 국회에 제출된 과기정통부 자료를 인용한 10월 6일 보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KISA는 지난 6월 29일부터 9월 25일까지 민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16개사를 점검해 취약점 304건을 찾아냈다. 점검에 동의한 20개사 가운데 나머지 4개사도 추가로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는 발견한 취약점을 해당 기업에 통보하고 보완 조치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 점검에 사용한 모델은 미토스가 아닌 오픈AI의 ‘GPT-5.5 사이버’였다. KISA 등 글래스윙 참여 기관은 6월 미토스 접근 권한을 부여받았지만, 실제 모델을 활용하기 전에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이용에 제약이 생겼다. 정부는 다른 AI 접근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모델로 점검을 진행했다.
이런 점검을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실시할지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고성능 보안 AI 모델 도입·운용에 수반되는 소요 예산 확보 및 현장 기업의 수용성 등을 검토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로 찾아낸 허점은 304건이다. 점검을 반복할지와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검토 대상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