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택시 경계령’ 왜?

K의원 ‘택시 부비부비’ 딱 걸렸다

“택시를 조심하라!” 최근 여의도에 ‘택시 경계령’이 발동됐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지난 5월 초 K 의원은 늦은 밤 국회 앞에서 택시를 탔다. 술자리에 함께했던 한 여성과 동행했다고 한다. 집에 무사히 잘 도착한 그 의원은 보름 후 ‘충격적인’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상대방이 “5월 초 택시 안에서 벌였던 애정행각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일단 동영상을 받아보기로 한 K 의원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택시 블랙박스에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또렷이 보였기 때문. 더군다나 동석했던 여성과 포옹하는 장면 등이 있어 인터넷에 올라올 경우 도덕적 타격은 불가피했다. 택시를 운전했던 기사는 K 의원과 여성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그가 국회의원이란 사실을 알아챘고, 그 후 인터넷 등을 통해 의원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알아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K 의원은 거액을 주고 사태를 ‘무마’하긴 했지만, 최근 이와 흡사한 사건들이 한두 건씩 벌어지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택시 내부 촬영 동영상이)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는 아직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 의원은 특수신분이라서 다소 억울하게 당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향후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진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