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서남부에서 여성 7명을 납치 살해한 강호순의 자백에 따르면 피해자는 노래방 도우미 3명, 회사원 1명, 주부 1명, 여대생 2명이었다. 게다가 수사 과정에서 2006년 9월 강원도 정선에서 정선군청 소속의 여성 공무원을 살해한 사실도 자백했다.
수사기관은 강호순의 강력 범행이 2005년 10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소재의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장모와 처를 살해한 사건에서 시작됐다고 파악했지만 8명에 대한 살인을 인정한 강호순도 장모와 처를 살해한 혐의만큼은 강력 부인했다. 검찰은 살인,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존속살해죄 등을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고 수원지법 안산지원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다. 강호순은 1심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서울고등법원 역시 항소를 기각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강호순이 강력 부인한 장모와 아내 방화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유죄로 판단했다. 결국 강호순은 상고 포기서를 제출해 사형이 확정됐다. 현재는 사형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강호순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알려져 있다. ‘표리부동’에서 표창원은 “대뇌, 전두엽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의학적인 보고가 있다. 강호순 전두엽이 일반인에 비해 15%밖에 활성화돼 있지 않다고 한다”며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한다. 공감능력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줄 모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호순은 수사 과정에서 “형사님,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 이유가 있습니까”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재판 과정에선 자신이 검거된 이유를 단지 운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렇지만 본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정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국가인권위원회, 언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감’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강호순이 이런 편지를 보낸 곳은 MBC뿐만이 아니었다. 법무부 장관과 인권위 등에도 편지를 보낸 것으로 법무부는 파악하고 있다. 편지에서 강호순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 구제 청원을 했다고도 밝혔다.
그렇지만 서울구치소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호순이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법률에 따라 비공개된 것이며 구치소장 면담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누명을 쓰고 징벌을 받았거나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실제로 강호순이 규율 위반으로 ‘금치 20일’ 처분을 받았고 2개월 동안 집행이 유예된 상황이지만 강호순이 주장하는 무고와는 무관한 일로 징벌을 받은 것이라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금치’란 독거실에 수용해 접견이나 서신 등의 처우를 일시 제한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여론은 냉담하다. 사실 요즘 사회 분위기를 놓고 보면 구치소 내 수감자 인권침해와 교도관의 불법 행위 의혹은 충분히 화제가 될 여지가 있는 영역이다. 그렇지만 공감능력이 없는 희대의 살인마가 이런 의혹을 제기한 데다 조주빈의 이름까지 언급된 터라 여론의 지지나 관심은 받기 어려운 분위기다.
오히려 강호순이 사형수라는 점에서 강력범에 대해서는 사형집행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엉뚱하게 초점이 사형제 존폐 논란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사형 집행은 김영삼 정부 막바지인 1997년 12월 30일 이뤄졌으며 이후 24년째 사형 집행이 중단된 상태다. 그러다 보니 대선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사형 집행 재개를 공약으로 제시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형사소송법상 법무부 장관은 사형 확정 판결 후 6개월 내 사형집행을 하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24년 동안 법무부 장관의 사형집행 의무 직무유기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