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막 오징어 시즌에 접어들고 있다. 이곳에서는 산 오징어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
강원도의 제1항구인 주문진항. 이른 아침 찾은 주문진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밤새 집어등을 밝혔던 오징어잡이배며 꽁치잡이배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포구를 들뜨게 만든다. 오징어는 7월부터가 제철이지만 지금도 꽤 잡힌다. 일본 원전사태 이후 수산물에 대한 걱정이 커서인지 예년보다 경기가 못 하다지만, 그래도 주문진항의 분위기는 다른 항구에 비해 활기가 넘친다.
동해안 최대 어시장이 서는 주문진항의 매력은 신선한 수산물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매구입비용이 경매가에서 그다지 차이나지 않는다.
경매 구경도 빠지지 않는 매력이다. 경매장은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확보하려는 도매상들의 전쟁터다. 전국 각지에서 오징어와 꽁치 등을 사러 온 상인들이 각개전투를 한다. 온갖 수신호와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난무하는 경매장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주문진항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직접 사서 방파제에서 먹는 활어회다. 주문진항에는 건어물시장 등을 포함해 모두 7개의 수산시장이 있는데, 중앙시장에서 값싸게 회를 떠서 판다. 이곳에서 회를 구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방파제로 걸음을 옮긴다. 바다를 바라보며 회를 안주 삼아 친구나 동료들과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하늘의 뜨거운 볕이 소주보다 더 빨리 얼굴을 달아오르게 만든다.
물론 이렇게 회를 먹을 경우에는 활어 외에 다른 해산물들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만약 한 상 가득 깔리는 해산물들이 그립다면 항구회센터나 방파제회센터, 수협회센터 등을 찾으면 된다. 이곳에서도 3만~4만 원이면 4인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
한편 주문진항에는 일제강점기 때 세워진 등대가 있다. 1918년 3월 20일 건축된 이 등대는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것이다. 이 등대의 등탑은 최대 직경 3m, 높이 10m로 외벽엔 백색의 석회 모르타르가 칠해져 있다. 이러한 벽돌식 구조의 등대는 우리나라 등대건축의 초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건축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해안 연안에서 최초로 무선표지국을 운영했던 이 등대는 한국전쟁 때 파손됐다가 1951년 복구되었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
▲문의: 강릉시청 문화관광과 033-640-5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