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끝나면 엄청난 호황 예상…유흥업계 단골손님 쟁탈전이 불법 영업 촉발
유흥업소가 불법 영업을 하다가 적발되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처벌 수위가 최대 300만 원의 벌금이라 적발돼도 관계없다며 불법 영업을 이어간 유흥업소들이 많았다. 결국 경찰도 강력한 조치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성매매특별법으로 인해 집창촌이 대거 사라진 이유는 업주뿐 아니라 이용자인 성 매수자까지 처벌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유흥업소의 불법 영업이 거듭되자 서울경찰청은 업주뿐 아니라 이용자까지 형사 처벌하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과거 집창촌이 한산해진 것처럼 유흥업소를 찾는 손님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법 영업은 계속되고 있으며 손님들의 발길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자 서울경찰청은 각 경찰서에 유흥업소 세금 추징에 대해서도 엄중 조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유흥업소의 불법 영업 이익에 대해 세무관서에 과세자료를 통보해 보다 근원적으로 불법 영업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1종 유흥주점 허가가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뒤 불법적으로 운영해온 유흥업소의 경우 엄청난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는 조치다. 최근 불법 영업으로 적발된 유흥업소 가운데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곳이 많기 때문에 나왔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이 “정부의 방역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경찰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정도다.
9월 8일 서울경찰청은 산하 경찰서 생활안전·수사·지역경찰과 경찰기동대 20개 중대 등 총 1736명을 투입해 서울 전역에서 감염병예방법상 집합금지 위반, 식품위생법상 무허가영업 업소와 업주 등을 대대적으로 단속했고, 그 결과 총 20개 업소를 적발해 231명을 검거했다. 경찰이 초강력 조치를 동원하고 대대적인 단속도 반복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적발 규모는 줄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이번에 단속된 업소 중 5개는 8월 경찰 단속에서도 적발됐던 곳이다. 경찰 단속은 단속이고 불법 영업은 불법 영업인 업소들이 많다는 증거다.
최근 분위기는 서서히 코로나19 사태가 막바지로 향하는 흐름이다. 이미 몇 번이나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여겼지만 다시 더 안 좋은 상황에 맞닥뜨리곤 해 ‘끝’을 얘기하는 건 늘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이 70%를 향해 순항 중이며 10월 말까지는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비율도 70%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유흥업계 역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막혀 있던 소비심리가 보복적으로 쏟아지면 유흥업계도 엄청난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유흥업계가 조금을 못 참고 불법 영업을 강행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코로나19로 2년 가까이 정상 영업을 못하는 업소의 상황이 절박한 것도 사실이다. 임대료를 제대로 낼 수 없어 건물주와의 명도소송에서 져 빈손으로 가게에서 쫓겨난 업주들도 많다. 그렇지만 최근 불법 영업이 급증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한다. 다가올 호황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강남에서 나름 규모가 큰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는 “미국 사회가 금주령으로 상당한 몸살을 앓고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오랜 유흥업계 집합금지 명령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이 바닥(유흥업계)이 너무 크게 변하고 있다. 다시 문을 열고 정상 영업을 시작하면 아무리 오래된 업소일지라도 새롭게 시작하는 상황이 된다. 단골고객이 다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단속당할지라도 단골손님들과의 인연을 끊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요즘 불법 영업을 하는 업소들 가운데에는 몇몇 영업상무들이 동업해 가게를 열고 바지사장을 내세우는 곳도 많다고 한다. 일반음식점 허가로 불법 영업을 하다 문을 닫은 업소를 구해서 이런 프로젝트 형태의 룸살롱을 만든 뒤 각각의 영업상무들이 자신의 단골고객을 받는 방식이다. 겉으로는 사장이 총괄하지만 실제 사장은 단속 등에 대비한 바지사장일 뿐이다. 이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골손님들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함이 더 큰 목적이라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곧 코로나19 상황이 끝나 정상영업이 가능해지면 각각의 영업상무들은 원래 업소로 단골손님들을 데리고 돌아가는 방식이다.
이런 프로젝트 형태의 룸살롱에 대한 얘기를 들려준 강남의 유흥업계 관계자는 “나름 유명하고 큰 업소의 영업상무들이 이런 일을 주도하는데 대부분 소속된 업소 업주가 투자금을 대준다고 한다. 잘 굴려서 단골손님들을 더 늘리라는 의미”라며 “몇몇 영업상무들은 건물주와의 명도소송으로 빈 기존 룸살롱을 싼값에 인수해 코로나가 끝나면 독립해 직접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곤 하는 게 바로 위기”라고 설명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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