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로 노래 가르치다 가요계 입문…유방암 투혼 10월 6일 신곡 ‘두 번째 첫사랑’ 공개
“세 번째 전화 왔을 때 자료를 영상이 아닌 녹음 파일을 보냈더군요. 근데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은 거예요.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군대 제대를 했대요. 어린 사람한테 왠지 모를 슬픔이 섞인 목소리도 나오더군요. 그래서 다음주에 보자고 했어요. 그때가 2017년도 12월입니다.”
3년 후 트롯계 샛별로 등장할 무명가수 임영웅은 그녀 앞에 이렇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듬해 7월 그를 노래교실로 다시 초대했다. “‘가슴은 알죠’라는 제 첫 곡이 2018년 5월 2일 음원 출시됐는데 초대받은 날 임영웅 씨가 그 노래를 연습해서 왔더라고요. 당시 임영웅 씨는 무명 가수다 보니 내게 선물다운 선물을 하기 어려웠겠죠. 그래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그 노래를 연습해 오는 것이었을 거예요.”
그녀는 자신의 노래교실에서 노래를 잘한다 싶은 가수들의 경우 항상 영상을 찍어 보관해왔다고 한다. 당시 임영웅이 부른 ‘가슴은 알죠’의 유튜브 영상은 지난 9월 그가 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코너에서 다시 부르면서 9월 30일 현재 조회수가 243만 건을 기록했다.
“‘가슴은 알죠’는 유산슬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후니용이가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준 일종의 주문제작 곡입니다. 당시 제작비를 대출받은 건데 아직도 못 갚았어요. 더욱이 이 노래가 제 노래교실 외에는 라디오 등 방송에서 흘러나오지 않아 다른 강사들 사이에선 ‘히트할 곡이 아니다’라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임영웅이 부르니) 그 짧은 기간에 확 뜬 거죠.”
나예원은 충남 서천 바닷가 마을 초가집에서 어렵게 자랐다. 특히 부친이 암으로 10년 넘게 투병하다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자 모친과 함께 생활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노래와 연을 맺은 것은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 후 31세 때 재가복지센터 및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지원센터에서 목욕 및 식사 제공 등 자원봉사 외에 여가시간에 노래를 가르치면서다. 특히 MBC 라디오 광복절 특집 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사연이 소개됐고, 이를 계기로 노래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본격적인 강사 및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녀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6년 MBC ‘듀엣가요제’에서 ‘라디X나예원’의 알앤비와 트롯 만남 조합과, 2019년 MBN ‘보이스퀸’을 통해서다. “모 케이블에서 제 노래교실을 프로그램으로 내보냈는데, 이를 기억하고 있던 작가가 ‘보이스퀸’에 출연해 보라는 겁니다. 저는 거절했는데, 작가가 직접 지원서를 냈더군요. 1차 합격 후에도 그분이 유튜브에서 제가 나오는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찾아서 냈고, 제가 본선에 올라가는 바람에 ‘여기까지 온 거 제대로 끝을 보자’ 하고 나갔던 겁니다.” 본선 1라운드에서 떨어졌는데, 인순이 심사위원 덕분에 극적으로 살아나 4라운드 준준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한다.
나예원은 2011년 유방암 수술을 했다. 그녀는 퇴원하자마자 피주머니를 차고 노래교실에 출근했다. 뿐만 아니라 나눠서 해야 하는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의사의 반대에도 동시에 진행하는 오기를 부렸다. 그동안 일궈온 노래교실과 자식농사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특히 3남매 중 첫째와 둘째는 대학 졸업 후 교직과 줄기세포를 통한 항암임상시험 등 탄탄한 직장을 잡았다고.
건강 회복을 위해 골프 등산 헬스 승마 등 육체적 운동은 물론 피아노 유화 사진촬영 등 닥치는 대로 소화해내려고 애쓰는 그녀는 자신이 작사한 트롯 신곡 ‘두 번째 첫사랑’을 10월 6일 선보일 계획이다.
이창희 기자 twin92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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