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에는 ‘심각한 귀접입니다. 도와주세요’라며 도움을 호소하는 글에서부터 ‘어젯밤에 귀접을 경험했어요’라며 최근에 겪은 귀접 현상을 얘기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또 ‘7년 동안 겪은 귀접 체험담’이라며 오랫동안 귀접으로 고통받은 경험을 털어놓은 글도 있다. 인터넷 상에 올라온 사연들 중에서 공통점은 꿈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실제 성관계를 하는 듯 사실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현대의학과 비의학(퇴마) 전문가들은 신비한 귀접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면의학을 연구하는 변영돈 박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면감수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환각현상을 실제처럼 잘 느낀다”고 설명하면서 “귀신에 관심이 있거나 믿음이 있는 경우 귀접 현상을 잘 겪는다”고 덧붙였다. 보통 현대의학에서는 귀접을 정신분열증세로 보기도 하지만 정상인들도 우울증을 앓거나 외로움을 많이 느끼면 그 외로움을 채우고자 하는 욕망이 귀접현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변 박사는 귀접으로 자신의 외로움이 채워질지 모르지만 본인이 괴로울 경우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상담받을 것을 당부했다.
반면 귀접 상담을 많이하고 직접 귀접 치료(빙의치료) 경험도 있다는 대성천각정사의 ‘천성법사’는 귀접을 영과 인간의 관계라고 주장했다. 구천을 떠도는 영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 인간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귀접은 보통 성관계를 맺는 형태로 이뤄지고 그 외 가벼운 접촉이나 애무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고 법사는 설명했다. 그는 또 “귀접은 0.1%라도 나쁜 것으로 사람의 기가 흐려지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지며 귀접을 자주 접하다 보면 빙의가 될 수도 있다”며 귀접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귀접을 뚜렷히 규명할 순 없지만 현대의학이나 비의학 모두 공통적으로 귀접현상을 겪을 경우 조속히 상담이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유했다.
이훈철 인턴기자 boaz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