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한 시장 우렁찬 목소리로 손님들 불러 모으는 한 가게가 있으니 현란한 손놀림으로 어묵을 굴리고 튀기는 젊은 부부가 바로 오늘의 옆집 부자이다.
이곳에서 만들어 파는 어묵 종류만도 서른 가지로 청양고추어묵과 소시지어묵은 단연 베스트셀러이다. 이 밖에도 단호박이나 자색고구마 등으로 예쁜 색깔을 낸 이색 어묵들도 눈에 띈다.
밀가루가 조금도 섞이지 않은 100% 순살 어묵을 조각내 시식용으로 막 뿌리기 시작하는 사장님. 손님들에게 어묵 맛의 진수를 맛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 맛 한번 손님들은 자다가도 깨어나 이 집 어묵을 찾게 된단다. 고등학교 때 첫사랑으로 만나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김청호(40), 김현주(41) 부부.
남편은 조선소에서 용접 기술자로 일했지만 10년 전 허리가 다치면서 한순간에 직업을 잃게 되었다. 막 태어난 딸아이도 있건만 먹고 살길조차 막막할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어묵이었다.
수제 어묵으로는 제일가는 달인을 찾아가 직접 기술도 전수 받았지만 이것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질 좋은 어묵 맛에 반한 손님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이제는 연 매출 10억 올리는 성공한 가게가 되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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