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아홉 살 나무는 게임이 너무 재미있다. 게임 속에서 나무는 축구선수도 됐다가 괴물을 물리치는 모험가가 되기도 한다. 게임 속에 나무의 로망과 꿈이 있다. 하지만 엄마 정민 씨의 눈엔 그저 걱정스럽기만 하다.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상태를 일컫는 '게임 과몰입'. 그렇다면 게임 과몰입은 질병일까. 무조건 못하게 하면 해결될까. 게임의 빠지는 아이들의 습관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게임 과몰입 환자'를 상담하는 한덕현 교수와 인지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게임 과몰입 아동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수학 시간이지만 수업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조기성 교사는 게임 방식을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게임 속에서 친구와 전투를 하는데 공격할 때마다 수학 문제가 제시된다.
이 문제를 풀어야만 제대로 공격할 수 있다. 게임이 가진 포인트, 득점 같은 보상, 순위 매기기 같은 실시간 피드백이 아이들을 집중력을 최고로 끌어올린 것이다.
피드백을 통해 다음 목표로 이끄는 게임의 속성이 뇌의 인지영역을 자극해 활성화시킨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이제 게임은 오락 자체가 아니라 뇌를 자극하는 치료제로도 인정되며 교육, 의료, 심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서울 강서구의 한 치매안심센터. 이곳에서 치매 예방을 위한 훈련 중 하나로 활용되는 것이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문제를 푸는데 이 과정에서 인지 반응속도가 AI에 기록된다.
이 기록을 통해 개별적인 인지 치료가 가능하다. 이렇게 의료 현장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게임을 ‘디지털 치료제’ 라 한다. 게임적 요소는 인간의 삶을 보다 직접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이른바 디지털 치료제. 게임이 곧 약이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게임인류'로 진화 중인 우리 시대의 음과 양을 짚어보고 무한하게 확장이 가능한 K게임의 미래를 내다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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