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 주요 기업의 80% 이상이 몰려있다. 인구, 경제력, 권력 등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어가는 동안 지방은 늙어가고 점점 비어가고 있다.
전국 228개 기초단체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은 2020년 기준 105개 그 중 92%인 97곳이 비수도권이다.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서울행을 택하는 젊은이들.이들이 서울엔 온 까닭은 무엇일까.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건물 크기와 한강 크기, 사람의 수가 너무 놀라웠어요."
"나도 이제 TV에서만 보던 서울의 구성원이 됐구나 생각했죠."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강희원 씨(32)는 올해로 서울 생활 2년차다. 지난해 8월 고향 울산을 떠나 서울에 왔다. 울산에서 쇼핑몰을 시작했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서울에 가야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지면서 서울행을 택했다.
경남 김해에서 나고 자란 이동근 씨(27)는 요즘 취업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해에서 취직을 원했지만 아무래도 고향을 떠나야 할 것 같다. 고향에 남고 싶어도 원하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지방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경북 군위는 지난해 전국에서 지방소멸지수가 가장 높은 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을에서 농사짓는 사람 대부분은 70대 노인들. 학교는 모두 사라졌고 병원도 모두 문을 닫았다.
대부분의 버스 노선은 운행을 중단했다. 소멸위험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 농어촌에서 도시로 번지고 있다. 한때 전라북도 총 매출의 40% 이상을 책임졌던 군산의 산업단지. 하지만 군산 조선소와 GM 군산 공장이 문을 닫으며 유령도시가 되었고 인구는 해마다 2000명 이상 줄어 4년 사이 만 명 넘게 감소했다.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안은진 씨(27)는 반려동물 수제간식 사업을 시작하면서 타지에서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고향 의성으로 돌아왔다. 김수빈(29), 조완제(32) 씨 부부는 서울 생활을 뒤로 하고 2년 전 곡성에 정착했다.
포항공대 박사과정생 곽인범 씨(33)는 고향 서울이 아닌 포항에서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이들이 다시 고향을 찾고, 귀촌을 하고, 서울이 아닌 곳에서 창업을 한 이유는 다양한 지원 정책 덕분이었다. 젊은이들이 지방에 정착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빠져나간 젊은이들을 붙잡고 무너져가는 지방을 일으킬 것인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생해 균형 잡힌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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