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검찰과 소환 일정을 조율했는지 등 앞으로의 일정을 물어보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라고 짧게 답했다.
남욱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다.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을 추진한 원년 멤버다. 그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뛰어든 2014년 대장동 사업에서도 처음부터 민관합동개발의 수익 모델 설계에 참여했다. 김 씨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배당금 약 1007억 원을 챙기기도 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하반기 유원홀딩스에 35억 원을 송금한 경위 등 전반적인 자금 흐름 조사 내용을 추궁할 예정이다.
유원홀딩스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리) 유동규 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회사다. 검찰은 김 씨가 대장동 사업 특혜를 받은 대가로 유 씨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는 700억 원 중 일부가 남욱 변호사를 통해 건너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씨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올해 1월 김 씨에게 수표 4억 원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최근 남욱 변호사가 소유한 천화동인 4호 사무실 회계장부에서 김 씨 수표 4억 원이 남욱 변호사 사무실 직원 인건비 등으로 쓰인 회계기록을 발견했다.
이와 관련, 김 씨 측은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에게 빌린 돈을 이자를 포함해 갚은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자금 세탁을 거쳐 유 씨에게 지급된 뇌물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를 조사한 뒤 오는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 씨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에 제동이 걸린 검찰은 남욱 변호사를 통해 이번 의혹 관련 새로운 단서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