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정진석 입당 전 지원사격, 현역 40명 넘게 합류…최측근 한동훈 ‘러닝메이트’ 가능성 솔솔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워오다 3월 4일 검찰총장 직을 사퇴했다. 정가의 관심은 윤 후보가 과연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인지, 또 그렇다면 언제일지에 쏠렸다. 동시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역할도 주목을 받았다. 윤 후보와 권 의원은 1960년생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부터 친분이 두텁다고 전해진다. 권성동 의원은 현재 윤석열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5선 중진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 부의장은 윤 후보를 염두에 둔 ‘충청 대망론’을 띄웠다. 윤 후보 고향은 서울이지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이기 때문. 정 부의장은 캠프에 몸을 담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공개 지지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캠프 합류가 본격화됐다. 현재 윤석열 캠프에는 40명이 넘는 현역 의원이 속해 있다. 3분의 1이 넘는 수준이다. 당협위원장도 대부분이 윤석열 캠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차·2차 컷오프(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주자들도 일부 윤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박진 의원과 장성민 전 의원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하태경 의원도 2차 컷오프 이후 윤 후보 캠프에 들어갔다. 박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윤석열 캠프에서 김태호 의원, 심재철 전 원내대표,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상임선대위원장에는 주호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윤 후보는 주 의원 영입을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5선 의원이다. 주 의원이 가진 중량감을 통해 TK(대구·경북) 민심을 잡겠다는 셈법으로 읽혔다.
윤석열 캠프에는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두루 포진돼 있다. 친이계는 앞서 언급한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윤한홍 장제원 의원, 박민식 강승규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출신들도 있다. 김오진 전 대통령실 총무1비서관, 장석명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신용출 전 대통령실 기획비서관 등이다.
친박계는 앞서 말한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포함해 윤상현 의원, 김용현 전 합참본부장, 신범철 전 아산정책연구원 센터장 등이 캠프에 합류했다. 박근혜 대선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상일 전 의원도 현재 캠프 공보실장을 맡고 있다. 과거 청와대에서 실무를 경험했거나, 대선을 치러본 이들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후보 본인의 부족한 경험을 채우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호남을 근거지로 한 인사들도 캠프에 합류했다. 이들은 주로 국민의당 계열 전직 의원이다. 광주에서 4선을 지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경진 전 의원, 송기석 전 의원 등이다.
검찰총장 출신답게 법조인들도 다수 윤 후보를 돕고 있다. 윤 후보가 지휘했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한 이원모 전 대전지검 검사는 현재 캠프 법률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은 캠프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주진우 변호사는 캠프 내 직함은 없지만 법률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 변호사는 윤 후보가 대검 중수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를 함께한 인연이 있다. 그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 이후 지방으로 발령나자 2019년 검찰을 떠났다.
캠프에 나오지는 않지만 이완규 손경식 변호사의 경우 윤 후보 본인과 장모 등 가족 사건의 대리인을 맡고 있다. 이완규 변호사는 윤 후보와 서울대 법대 동기고, 손경식 변호사는 윤 후보 대구지검 초임 때 함께 근무해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윤석열 후보 검찰 내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도 검찰을 나와 대선을 도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윤 후보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검사장은 “검사로서 할 일이 아직 남았다”며 서초갑 보궐선거 출마설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책자문 그룹에 이름을 올린 외부 전문가는 40여 명이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과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안상훈 서울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나면서 이제 당 차원의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잡음 없이 ‘원팀’ 선대위가 구성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큰 불협화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경선 결과 발표가 나온 뒤 “경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에 속한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석열 캠프와 달리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캠프는 규모가 크지 않다”며 “지지층의 반발은 윤석열 후보가 극복해야 하지만, 당내 ‘원팀’ 구성은 문제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홍준표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아직 이후 행보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도 관심사다. 김종인 비대위에서 활동했던 윤희석 공보특보, 김병민 대변인, 함경우 정무보좌역이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윤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 가능성에 대해 “도와주실 거라 생각하는데, 일단 선대위 구성은 당 관계자들과 깊이 논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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