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NIFS)에 따르면 병어와 덕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등·뒷지느러미의 길이와 모양인데 병어의 뒷지느러미가 더 길고 그 깊이가 커 ‘낫 모양(L자형)’을 띠고 있어 가장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어시장에서 판매되는 병어류(병어, 덕대)를 무작위로 구입한 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선 두 어종을 과학적으로 구별한 후 개체별 사진을 찍어 이미지 분석법으로 그 차이점을 규명했다.
유전학적으로 DNA 바코드가 99% 이상 일치해야 같은 종(種)으로 판별하는데 병어와 덕대는 88%에 불과해 생김새는 비슷하나 서로 다른 어종임이 분명했다.
DNA 바코드(mtDNA COI영역)란 생물종을 구별하는 일종의 주민등록증(ID) 역할을 하는 유전정보로 종(種) 식별에 사용될 수 있는 유전자 영역을 일컫는다.
두 어종의 사진촬영과 외부 계측형질을 측정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분류형질을 탐색한 결과 등·뒷지느러미의 크기와 형태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어와 덕대는 생김새뿐만 아니라 분포지역(우리나라 서·남해안 연안)과 어획되는 시기도 비슷해 위판현장에서는 두 어종의 구분 없이 위판되고 있으며, 통계자료에도 ‘병어류’로 집계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두 어종의 이름을 방언으로 부르거나 서로 바꿔서 부르기도 한다.
서·남해안의 일부 지역에서는 병어를 ‘덕대, 참(개)병어’로 덕대를 ‘병어, 덕자’로 서로 바꿔서 부르고 있어 이들의 이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병어류는 2종(병어, 덕대) 모두 크기가 클수록 고가로 유통되며, 일반적으로 병어가 덕대 보다 크기가 커서 고가로 인식된다.
일부 소매상에서는 병어가격이 덕대 보다 3~5배 높은 경우가 있으나 판매자나 일반인 모두 정확하게 종 구분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이율범 서해수산연구소장은 “병어와 덕대를 구별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만큼, 우리 수산물 이름을 제대로 부르고, 수산현장 등에서도 쉽게 구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