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하나 씨는 지난 5일 난생 처음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했다. 아침에 출근을 해 가게를 살펴보니 금고가 텅 비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금고 옆에는 의문의 편지가 놓여있었다.
"사장님 너무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나머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010-XXXX-XXXX 제 번호고, 김현식(가명) 입니다. 제발 신고하지 말고 전화 한 통 부탁드립니다. 너무 죄송합니다."
급한 사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돈을 훔친다며 자신의 번호까지 남기고 간 도둑. 가져간 돈이 5만원 남짓이기도 했고 '갑작스럽게 돈을 훔칠 정도로 김 씨에게 딱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했다는 하나 씨.
결국 김 씨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편지에 남겨진 번호로 연락을 하니 바로 가게를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는 김 씨. 돈을 훔친 그날 자신의 자녀가 응급실에 가야했는데 수중에 돈이 없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 씨는 돈을 갚겠다는 말을 되뇌이며 가게를 떠났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CCTV에 찍힌 김 씨의 모습이 처음 돈을 훔친 게 아닌 것처럼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다는 것. 고작 30초 만에 잠긴 가게 문을 연 것은 물론 돈이 든 금고 앞에서도 망설임 없이 현금을 챙긴 남자. 과연 그는 거짓 사연을 내세워 돈을 훔친 악질 도둑일까. 아니면 진짜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가장일까.
하나 씨 부부는 "이분이 도둑이라면 진짜 똑같은 짓을 또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진짜 그런(딱한) 사정이면 그나마 도움을 받아서 또 그렇게 안하면 다행인데 긴가민가해지네요 솔직히. 응급실에 그 돈으로 됐을까 싶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과연 가게를 다녀간 초대받지 않은 남자의 속사정이 무엇일지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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