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쿠팡의 행위금지명령 집행정지 요구 기각

앞서 2월 26일 공정위는 쿠팡이 목표 마진을 달성하기 위해 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부담을 요구하는 등 납품업체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며 쿠팡에 21억 8500만 원의 과징금 처분과 함께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쿠팡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최저가 매칭에 따른 마진 감소 위험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한 행위는 직매입 거래의 본질을 훼손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1월~2022년 10월 납품업체를 상대로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과 매출총이익률(GM) 목표치를 정한 후 실적에 미달하면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광고비 부담을 독촉했다. 쿠팡은 2021년 10월~2024년 6월 직매입 거래 상품 대금 2809억 원을 ‘상품수령일로부터 60일’인 법정기한을 어기고 최대 233일 늦게 지급했다. 또 쿠팡은 2020년 9월~2024년 6월 6743개 납품업자와 ‘쿠팡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객이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 발생한 미소진 상품 2만 4986개의 비용 5억 3679만 원을 납품업자에게 반환하지 않았다.
쿠팡은 3월 16일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과 시정명령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시정명령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했다. 쿠팡은 △정당한 사유 없이 PPM 등 마진 목표를 납품업자와 합의해 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납품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면 안 되고 △쿠팡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납품업자로부터 수령한 체험 상품비용 중 미소진 상품 비용을 납품업자에게 반환하지 않는 행위를 다시 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공정위 행위금지명령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쿠팡의 행위금지명령 집행정지 요구에 대해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다만 법원은 쿠팡이 제기한 교육실시명령과 통지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은 인용했다. 교육실시명령과 통지명령 집행 기간은 본안 소송 판결 선고가 나온 날로부터 한 달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과징금 외에 시정명령에만 집행정지를 해달라는 게 쿠팡의 신청 취지였다”며 “사실 (시정명령 중) 행위금지명령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본안 소송도 4월 초 공정위가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본격화된 상태다. 쿠팡은 본안 소송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공정위 행정처분 당시 입장문을 통해 “쿠팡은 손실보전을 위해 납품업자에 광고 등을 강요하거나 부당한 발주 중단 등을 한 사실이 없으며, 회사 정책상 엄격히 금지돼 있다”며 “향후 법원 절차를 통해 회사 입장을 성실히 소명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의 공정위 관계자는 “정당하게 원칙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팡이츠 최혜대우 요구 의혹도 확인 중
공정위가 납품업체 갑질과 관련해 쿠팡에 내린 처분은 지난해 11월 3370만 명의 쿠팡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정부가 쿠팡에 내린 첫 행정제재다. 쿠팡을 겨냥한 공정위 제재는 시작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쿠팡 멤버십 끼워팔기 혐의, 배달앱 쿠팡이츠의 입점업체 상대 최혜대우 요구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으로 변경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막바지 검토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쿠팡이츠 최혜대우 요구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쿠팡이츠는 입점 점주들에게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의 음식 가격과 각종 혜택을 경쟁 배달앱 수준으로 낮추도록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입점업체 노출 등에서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가 쿠팡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단하는지가 관건이다. 제재 수위는 시장지배 남용 행위가 불공정 행위보다 높다. 공정위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 전원회의 일정을 잡아서 조속히 처리하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4월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인 쿠팡의 동일인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 Inc 의장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동일인 지정 법정 시한은 매년 5월 1일이다. 현재는 쿠팡 법인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규제되고 있지만,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과 가족, 해외 계열사가 공정위의 직접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김 의장은 사실상 쿠팡을 지배하고 있지만 지정 예외 조건을 충족해 동일인 지정은 피해왔다.
이를 두고 쿠팡과 공정위 간 법정 다툼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거래 전문 심건섭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는 “(공정위가 동일인 지정을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 지정할 경우) 쿠팡의 행정소송 제기는 가능할 것 같다”며 “다만 일반적으로 쿠팡을 오너 없는 회사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있고 공정위가 상당한 증거와 논리를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아 쿠팡에는 어려운 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