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트웰브’로 야심차게 주말 미니시리즈 시장에 진출한 KBS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트웰브’가 첫 KBS 토일 드라마로 편성됐을 당시 기대감이 상당했다.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데다 지상파 드라마에선 흔치 않은 액션 히어로물이었기 때문이다. 첫 회에서 시청률 8.1%를 찍으며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바로 하락세를 탔다. 종영 시점에는 시청률이 2.4%까지 내려갔다.
두 번째 드라마 ‘은수 좋은 날’은 이영애를 원톱으로 내세운 기대작이었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은 5.1%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세 번째 드라마 ‘마지막 썸머’는 첫 회에서 기록한 2.7%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 됐다. 이후 1~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애국가 시청률’에 다가가고 말았다.
12월 한 달 동안 휴식기를 가진 KBS 토일 드라마는 지난 1월 3일부터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선보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했으나 꾸준히 6~7%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탄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MBC 금토 드라마 ‘판사 이한영’, tvN 토일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 등 쟁쟁한 드라마들과 경쟁하면서도 의미 있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방송가에서는 대진운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트웰브’의 8.1%를 넘어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노려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S는 ‘은애하는 도적님아’ 종영 이후 토일 드라마 휴식기에 돌입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9시 20분에 예능 프로그램이 대체 편성된다. 좀 더 경쟁력을 갖춰 돌아오기 위한 휴식기로, 7월에 편성될 예정인 ‘결혼의 완성’을 통해 하반기에 토일 드라마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다. 남궁민, 이설 주연의 ‘결혼의 완성’은 하반기 방송가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또 11월부터는 검증된 KBS 대하드라마가 토일 드라마로 돌아온다. 이현욱, 장혁, 김강우, 박성웅, 정웅인, 조성하 등이 출연하는 ‘문무’가 준비 중이다.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호평을 받으면서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도 올해를 산뜻하게 시작했다. 기세는 3월 14일부터 방영되는 tvN 토일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정우,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 등이 출연하는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은 다양한 화제를 양산하고 있다. 하정우가 차정원과 결혼 전제 열애설이 공개된 직후 처음 선보이면서 2007년 MBC 드라마 ‘히트’ 이후 19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드라마다. 임수정 역시 2021년 tvN 드라마 ‘멜랑꼴리아’ 이후 5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이며, 심은경은 2020년 tvN 드라마 ‘머니게임’ 이후 6년 만의 한국 안방극장 컴백이다. TV 드라마에 자주 출연하지 않는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다는 점에서 화제성이 크다.
tvN 드라마를 주로 제작해온 스튜디오드래곤은 2026년에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비롯해 여러 편의 지상파 드라마를 제작한다. MBC 금토 드라마 ‘오십프로’와 SBS 금토 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대표적이다. 특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인기 일본 드라마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가 원작인 의학 드라마로 김지원이 원톱 주연을 맡은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2020년 스튜디오드래곤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극본 공모전 수상작이 드라마는 물론 웹툰으로도 제작된 사례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과 그녀를 쫓던 대군의 영혼이 바뀌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종국엔 백성을 지켜내는 위험하고 위대한 로맨스’라는 콘셉트가 웹툰과도 매우 잘 어울린다. 새로운 형태의 ‘원소스 멀티유즈’인데 드라마만큼 웹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스튜디오 늘봄’ 관계자는 “웹툰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4050세대에서 선호도가 높고, 여성 독자를 중심으로 인기가 꾸준히 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홍보하기 위해 숏폼 바이럴 광고를 진행하면서 조회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또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인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가 운영하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에서도 곧 공개된다. 웹툰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모바일 앱 중심의 라인망가와 웹 중심의 이북재팬을 통해 곧 일본 독자들과도 만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