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긴축 돌입에도 증시는 미풍…외국인 저가 매력 따라 유입, 대형주 주목
#델타 변이 때는 견조했는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1월 30일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산매입 축소 일정에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당길 수 있다는 뜻이다. 오미크론으로 경기가 위축되면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는 전혀 반대된 접근이었다.
델타 변이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6월에도 주요국 증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간 시점은 지난 9월이었다. 경제지표에서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확인되면서 연준이 채권매입 축소, 즉 긴축 돌입 방침을 밝히면서다. 9월 한 달 동안 미국 S&P500 지수가 4.7% 하락하면서 지난해 3월 이후 월간으로 가장 깊은 하락폭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10월 전월의 낙폭을 단숨에 회복했고 이후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갔다. 채권매입 축소는 유동성을 덜 풀어내는 것일 뿐 이미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은 계속됐고 최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5%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오미크론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진화에 무게를 둔 것은 물가를 잡지 못하면 경제 펜터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소비의존도가 높은 미국 경제에서 물가가 오르면 임금상승이 수반돼야 한다. 이는 소비위축과 기업 실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이 된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고, 경기는 정부의 재정지출이 담당해야 하는 것이 연준의 전략인 셈이다. 최근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 압력을 높이고, 전략비축유까지 방출하며 국제유가를 잡으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가는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다.
#외국인 매수세, 관심 가질 종목은?
미국이 긴축에 속도를 높이면 달러는 강세, 신흥국 통화는 약세가 된다. 신흥국에 투자했던 달러 자금은 환차손 위험에 처하게 된다. 신흥국에서 이를 상쇄할 만한 이익 성장이 나타나야 달러 자금 이탈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내년 이익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글로벌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700에서 3350으로, 3250에서 3000으로 각각 하향했다. 우리 기업 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이 어둡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8.5%로 예상했다. 지난 8월 예상치 18.4%가 넉 달 만에 반토막도 더 난 셈이다.
하지만 최근의 변동성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긴축에 시동을 걸면서 달러 강세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오미크론 확산에 119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파월 의장의 조기긴축 발언 이후 다시 하락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이 어둡지만 그만큼 바닥에 가까워진 만큼 주식시장에 반등이 먼저 반영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우리 증시의 저가 매력에 주목하는 시각도 많다. 코스피 장단기 추세선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2800선마저 흔들리면서다. 코스피가 내년 평균 3000선 초반만 지킨다고 보면 10% 이상 수익을 올릴 여지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은 11월 코스피 2조 6000억 원, 코스닥 1조 700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월간 순매수이자,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다. 외국인 매수가 유입된다면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또 오미크론 우려가 커진다면 비대면 경제활동 재확대에 따른 ‘언택트’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도 있다.
최열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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